‘찾고싶은 거리’가 조성된 이후 사람들이 걷는 길의 폭은 넓어졌지만, 그 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의견차도 넓어졌다. ‘찾고싶은 거리’를 이용하는 다양한 이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우리학교 학생들

이대역부터 정문까지는 매일 등교하는 이화인들에게 ‘찾고싶은 거리’기 전에 ‘찾을 수 밖에 없는 거리’다. 공사로 인도가 넓어져 많은 학생들은 보행이 편해졌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길이 약간 넓어진 것 말고는 크게 변화된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원지혜(과교·3)씨는“길가에 놓인 저 벤치에 과연 누가 앉겠냐”며 의문을 나타냈다. 또 “길거리 노점상을 정리하고 유인물을 나눠주는 사람들도 단속해야 진짜 찾고싶은 거리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보도블럭 자체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윤초롱(초교·2)씨는 “블럭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고 울퉁불퉁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공사 후 제대로 된 마무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교 앞 상인들

‘찾고싶은 거리’조성으로 상권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 기대했던 인근 상인들. 그러나 공사가 끝난 지금 상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오히려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정문 근처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송미양(37세)씨는 “공사가 체계적이지 못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가게 앞 벤치를 가리키며 “저 자리에 처음엔 나무를 심었다가 뽑고 그 다음엔 볼라드(차량 도보 진입 방지대)를 설치하더니 며칠 지나 다시 벤치로 바꾸더라”고 설명했다. 현재 내·외부 공사를 하고 있는 가게들의 경우 공사 차량·물건 옮기는 차량을 세울 곳이 없다는 점 역시 상인들의 불만 중 하나다. 따라서 임의로 볼라드를 뽑았다가 공사가 끝난 후 다시 설치하는 일도 흔하다. 기존의 2차선 차도가 1차선으로 축소되면서 발생한 문제다. 인도가 넓어져 보행자들은 편리하지만, 상인들에겐 불편을 주고있는 것이다. 노점상 ㄱ(30세)씨는 “차량혼잡이 더 심해졌다”며 “특히 정문 앞에 여전히 불법주차가 많아 큰 차량은 방향을 틀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찾고싶은 거리 조성으로 건물 임대료가 오를 예정이라 상인들은 불만이다. 학교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경진(41세)씨는 “거리 조성으로 아직까지는 손님이 크게 늘지는 않았는데, 임대료는 올라 걱정이다” 고 말했다.

◆학교 앞을 찾은 사람들

학교 앞 ‘찾고싶은 거리’는 우리학교 학생이나 상인들만을 위한 곳은 아니다. 이미 학교 앞은 외국인들의 관광 코스에 꼭 포함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일주일에 3∼4번 이 거리에 온다는 강민주(서울시 서대문구·18세)씨는 지난 여름 한창 공사 때에 비해 걷는 것이 편해진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지금은 인도가 넓어져서 훨씬 편하다”고 했다. 이처럼 길이 걷기 편해졌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양혜진(서울시 강서구·30세)씨는 “2년 전 쯤 왔을때는 차도가 복잡했는데, 지금은 훨씬 정리되고 깨끗해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고등학생 이시온(이화여고·1)씨는 “길만 넓혀서는 ‘찾고싶은 거리’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사진 찍기 좋은 장소나 가보고 싶은 가게·명소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서대문구청 도시개발 관계자는 “처음에는 예술 조형물 설치를 계획했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에는 거리가 혼잡해질 가능성이 있어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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