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궁'으로 출근하는 사람
서울 한복판 '궁'으로 출근하는 사람
  • 송민정 기자
  • 승인 2005.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재청 경복궁관리소 이선경(건축․00년 졸)씨

“학생 때는 회전문을 밀고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층빌딩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걸 상상했어요”

빌딩이 빽빽한 시내 직장 대신 서울 한복판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궁’으로 출근하는 사람. 바로 문화재청 경복궁관리소의 이선경(건축․00년 졸)씨다.

그는 경복궁에서 고건축물 유지보수 및 관리 분야를 맡고 있다. 건물 기와가 떨어지거나 누수된 곳이 있는지 등 건축 전반적인 시설을 점검하는 일이다. “문화재는 현대의 고층 건물과는 달리 자연과의 어우러짐이 중요하다”고 한다. 때문에 처마 끝 부분이라도 고건물 전체의 운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건축직공무원 중에는 여성이 꽤 많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선경씨가 일하는 문화재청에는 남녀비율이 1:1 정도이고 그의 동기 4명 중 3명이 여성이다. 때문에 그는 “공무원 중에서도 건축직은 여성들이 도전해볼 만한 분야”라고 말한다.

이 일의 또다른 매력은 자신이 원한다면 일을 하면서도 문화재청 산하기관인 국립문화재연구소 등에서 관련 분야를 깊이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복궁으로 근무지를 옮기기 전인 문화재청 내 근무 시절에는 건조물문화재를 직접 찾아다니며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며 배웠다. 청내에서는 건조물과 국보건물 관리를 맡아 부석사무량수전 조사장의 지붕이 밀려 내려온 것을 확인하고 공사 발주 일을 돕기도 했다.

자신처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그는 “단기간에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하기보다는 공부하는 시기에는 그 일에만 집중해야 원하는 결과를 빨리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건물에 담긴 추억을 배운다는 점에서 건축이란 분야는 매력적인 일”이라고 말하는 그처럼 고건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는 이화인이라면 문화재청 건축직에 욕심내봄직 하다. 이선경씨는 “서울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있는 문화재들을 관리하는 인력이 아직은 부족해 발전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한다. 또 문화재청도 문화관광부에서 독립하는 등 성장하고 있어 시기적으로도 선택해볼 만한 분야라고.

이선경씨는 일을 하면서 고건물 분야에 대해 더 공부해 보고픈 욕심도 생겨 중국 쪽 유학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능력만 있으면 국가에서 학비를 대주는 공무원의 이점을 살리고 싶다는 계획이다. 야무진 포부를 안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그의 모습에서 열정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