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리지만 벌써 사장님이 된 대학생들이 있다. 그들의 이름은 바로 ‘서태웅’. 이는 서강대 내에선 더이상 만화 ‘슬램덩크’속 주인공 이름이 아니다. 오히려 ‘서강대에서 태훈이와 주웅이갗라는 이름의 호떡집 사장님들로 통한다. 서강대 정문 앞에서 이렇게 독특한 이름을 내걸고 호떡 장사를 하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그 주인공은 서강대 김태훈(경영·2)씨와 이주웅(신방·2)씨다. 그들은 호떡 장사를 위해 이번 학기 휴학을 결정했다. 4월부터 시작된 창업준비는 8월까지 자금을 모으는 것으로 시작됐다. 건설인력 현장잡부부터 과외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각자 150만원씩 총 300만원의 자본금을 벌었다고. 김태훈씨는 “창업에 필요한 돈을 직접 벌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동창이자 대학 동문인 두 부산 사나이들. 그들이 호떡 장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군입대 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였던 장사 경험을 쌓기 위해서란다. 내년 1월에 해병대에 입대할 예정이기 때문에 장사도 12월까지만 하게 된다. 어찌보면 사서 고생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을 주위 모든 사람들이 이해한 것은 아니다. 이주웅씨는 “왜 휴학을 하냐며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졸업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젊었을 때 여러가지를 경험하는 것이 훌륭한 자산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호떡 장사를 하며 학교 밖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서강대 학생이기 때문에 장사에도 도움을 톡톡히 받는다. 특별히 포장마차 보관도 학교 안에서 할 수 있고, 학생·교수님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끄는 서강대 앞의 명물이 됐다. 김태훈씨는 “나이가 들고, 가치관이 정립되기 전에 되도록 많은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학교에도 조금 특별한 장사 경험을 갖고 있는 학생이 있다. 차수희(영문·4)씨는 2년의 휴학 기간동안 호주에 다녀왔다. 하지만 그는 일반적인 ‘어학연수’의 개념으로 호주에 다녀온 것은 아니다. 그 기간에 ‘진드기 제거에 효과적인 청소보조기구’판매를 했기 때문이다.

그의 독특한 아이템 선정은 호주인의 생활패턴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호주는 카펫 사용이 흔하기 때문에 알러지가 심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어 비염이나 알러지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마침 아는 사람들이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기에 처음에는 아이디어 제공이나, 투자를 통해 참여를 하다 직접 판매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쇼핑센터에 매장자리를 잡는 것부터 세금문제까지 모든 것을 직접했다”고 전했다.

이런 실전 경험은 그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비롯해 무역에 관한 실질적인 지식·성취감 등을 맛볼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휴학을 계기로 그는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할 수 있었다. 어학연수 자금을 직접 번 것부터 시작해 생활비까지 부모님께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에 대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며 “본전은 했으니 만족한다”고 웃었다. 이 세 명의 대학생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대학생활 수칙. 그것은 ‘대학시절엔 반드시 남과 다른 경험을 해볼 것’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