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젊음에 대한 죄다’라는 한 광고 카피에 의하면, 절대 죄를 짓지 않을 것만 같은 사람. 바로 우리 학교 고유미(국문·4)씨다. 휴학 기간을 비롯한 그간의 이야기를 하는 두 눈에선 섬광을 뿜어낼 것만 같다. 남들 다하는 대학생활, 그리고 휴학까지도 그의 경험은 살아 숨쉰다.

▲ [사진:주은진 기자]
그는 2002년 2학기·2004년 1학기 이렇게 두 번 휴학을 결정했다. 그는 “처음엔 답답함을 해소해 줄 탈출구가 필요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겁없이 휴학계를 내고 중국행 편도 티켓을 끊었다. 이 모든 사실은 부모님껜 비밀이었다. 물론 모든 준비는 혼자 해야만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금을 모았고 그것으로 3개월을 버틸 요량으로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그 여행은 중국에서 태국으로 또 캄보디아로, 인도로 다시 태국으로 이어졌다. 베트남·일본 등에도 다녀왔다. 그렇게 3개월로 계획했던 여행은 어느새 8개월로 늘어났다. 여행자금이 모자라게 된 것은 당연지사. 그는 여행자의 신분이지만 돈을 벌기로 결심했다. 전공을 살려 한국어 교육을 하고, 요가를 가르치고, 모델 활동도 하고 심지어 노점상까지 다양한 일을 했다. 그렇게 오랜 기간 체류하면서 일을 하다보니 아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자연히 영어실력도 늘었다. 또 그는 “여행을 하면서 DJ하는 친구들과 친분을 쌓게 됐다”며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저도 DJing을 배우게 됐어요”라고 전했다. 그 경험을 발판으로 한국에서도 잠시 DJ로 활동하기도 했다. 도대체 해보지 않은 일이 없는 것 같다. 그는 “원래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몸으로 부딪히며 경험하는 것을 좋아해요”라고 말했다.

이런 기질은 여행뿐 아니라 그의 대학생활 전반에서 드러난다. 대학 신입생 시절에는 일본인 친구와 웨딩 관련 벤처사업을 꾸리기도 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기 때문이다. 공부 역시 주전공인 국문학 외에도 경영학을 복수전공으로, NGO학을 연계전공으로 삼고있다. 그리고 각종 기업 인턴십에서 바텐더까지 다양한 체험을 했다. 그런 그의 용기가 여행 기간을 두 배 이상 연장시켰고, 그 기간에 세계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반면 이런 활동으로 졸업은 늦어지게 됐다. 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왜 1∼2년 졸업을 늦게 한다고 인생이 달라지냐고 반문한다. “나이 한 두 살 차이는 숫자놀이에 불과해요”라며 대학시절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것에 도전해보라고 권한다. 이런 생각 역시 여행을 하면서 더 굳건해졌다. “외국 친구들은 30살이 넘은 학생들도 많아요”라고 설명했다. 나이를 중요시하는 문화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말이다.

그의 지론에 의하면 대학생활은 실패도 용인되는 시기다. 그만큼 진취적으로 도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학시절의 실패는 어떻게든 경험이 된다. 그는 후배들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를 목표로 삼기보다 왜 그 일을 하고 싶은가를 먼저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지금 그의 앞에는 여러 미래가 펼쳐져 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자신도 모른단다. 그의 도전은 끝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항상 도전하는 사람, 당장 어떤 결론을 지어버리기엔 고유미씨는 너무나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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