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모아진 23대 기틀 지금부터 다져나갑시다"

22일(목) 본사는 제23대 총학생회장단 선거 개표를 몇시간 앞두고 후보들과 함께 선거과정에 대해 총괄적으로 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각 후보자들은 새로 건설될 총학생회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선거가 단순히 「인물뽑기」가 아님을 몸소 실천하는 열의를 보여주었다.

선거란 기간을 통해 모아낸 학생들의 이해와 요구가 이후 23대 총학생회 건설의 토대로, 나아가 24대 총학생회 선거과정에서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나타나길 바란다.

▲참석자 : 기호 1 오지은, 고화인양 기호 2 서영주, 김정란양 기호 3 류원정, 황동미양 ▲사회 : 김정호 기자 ▲정리 : 김경숙 기자 ▲사회자 : 선거는 23대 총학생회의 기틀을 다지는 과정이므로 후보들이 정책기조와 공약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학생들의 이해와 요구에 기초해 설정하는 것이 그 첫번째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이 어떻게 의견을 수렴했고, 선거과정에서 남긴 오류는 무엇이라고 평가하십니까? 류원정 : 저희 기호3번은 「대화」의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공약을 보고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는 쪽지가 들어있는 리플렛을 한사람, 한사람에게 나눠주면서 대화를 시도했어요. 처음엔 「식당개선 해 주세요」「잘 해보세요」라는 거리감있는 말만이 나와 「잘 되지 않는구나」싶었는데 2차 리플렛이 나간 후 부터는 학생들이 한번운영위나 교과과정 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까지 적어 수거함에 넣어주고 「함께 하겠다」는 결의까지 보이기 시작해 정말 기대 이상의 성과에 기뻤습니다.

서영주 : 모든 것을 선거과정에서 평가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선거는 「평가의 장」이기 보다는 「열린 대화의 장」이라는 의미에서 학생회 사업의 꽃이 라 불리는 것이 아닐까요? 이번 선거에서 기호 3번이 시도했던 의사수렴 방법은 「선거에 참여하고자」하는 학생들에게 그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는 의미에서 앞으로 배울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정란 : 이번 선거에서는 부쩍 눈에 띄게 대자보가 많이 붙었죠. 이는 참여코자 하는 학생들의 욕구를 반영해주는 예라고 생각해요. 「기호·이름·얼굴만이 난무하는 홍보물 속에서 대화할 수가 없었어요」라는 어느 후배의 말은 우리 후보들이 당선 자체에만 매몰되었던 오류를 지적해 주는 듯 합니다.

고화인 :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해내는 역할은 후보 뿐 아니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에서도 담당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요? 중선관위가 단지 홍보물의 횟수나 규격만을 조사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이해·요구를 수렴하는 통로로서도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황동미 : 각 후보들은 정책·공약자료집의 배포시기와 내용들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통일적인 선전작업을 이루어 내기란 어렵습니다.

앞으로 선관위는 선거의 관점에서부터 진행과정까지 총괄하여 선거의 방향을 잡아줄 수 있도록 그 역할이 확대되어야 할 듯 합니다.

▲사회자 : 지금까지 여러 후보들께서 선거과정에서부터 중선관위의 역할까지 자세한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아마도 24대 선거는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화에서는 처음으로 기호 3번까지 출마했는데 학생들 사이에서는 간혹 「분열이 아니냐」는 의문도 표출되었던 것으로 압니다.

이에 대해서 어떠한 의견들이십니까? 서영주 : 저는 23대 총학생회의 올바른 상을 창출해 보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많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해요. 후보들이 서로 다른 내용을 갖고 출마했지만 모두 「이 사회와 이화의 발전을 위하는」 일관된 맥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고화인 : 제도언론의 이데올로기 공세로 인해 우리는 쉽게 분열되는 과정이라고들 말하지만 이화에서는 그 분열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요. 외교과에서 두 후보가 경선을 하게 되었는데 선거과정에서 두 후보의 90학번 운동원들이 후보가 둘로 나눠진 이유에 대해 함께 토론회를 갖고, 사회학과에서도 선거가 끝난 후 양 후보의 운동원들이 합동공연을 하는 등 통일 단결의 기운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회자 : 네, 「분열의 과정」이 아니라 「발전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데 이번 선거가 시작되기 전 「당면의 투쟁과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김정란 : 이번 선거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시도중의 하나가 각 선거운동본부에서 「민중대회 추진본부」에 결합하는 형식의 투쟁국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선거에만 운동원들의 역량이 치중되면서 투쟁국이 효과적으로 운영되지 못했습니다.

선거기간중 전 총부학생회장이셨던 김남현 학형이 연행되었고 계속되는 학생운동권의 구속에 대해 대처하지 못한 채 「침체」라는 말만 되풀이 한 듯 합니다.

오지은 : 그것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 예가 기간중 있었던 「교육주체 결의대회」였죠. 결과적으로 투쟁주체들이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백골단이 이화를 마구 짓밟고 20명의 선생님들을 연행시키는 치욕을 남기기만 했죠. ▲사회자 : 마지막으로 이제 몇 시간 후면 23대 총학생회의 주역이 탄생될 것입니다.

선거에서 다음 학생회가 수렴할 것은 무엇이고, 내년도 사업을 이끌어갈 「대중간부」들에게 서로 조언을 해드리면 어떨까요? 류원정 : 공청회가 끝나고 학관앞에 붙었던 대자보를 읽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후보들이 22대를 평가하고 23대의 모습만을 강조하는 가운데 아직 22대 사업이 진행중임에도 현시기 사업을 외면하는 행동들이 나타났지요. 김정란 : 이번 선거가 이제 마무리될텐데 서로 따로 따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과정에서 축적된 결과물을 수렴하고 23대의 기틀을 다져나갑시다.

그리고 운동원들이나 선거에서 조직된 학생들을 방기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있을 민중대회에 총집결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서영주 : 대중간부는 학생들의 무한한 변혁의 가능성을 믿고 자신의 내용으로서 그들을 추동해내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선거기간중 제 느낌을 적은 시가 있는데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실 여러분들께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고화인 : 선거기간중 「자신이 변화하고 주위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의 힘」을 많이 느꼈습니다.

바로 간부들은 대중들로부터 힘을 얻고 그 힘으로 사업을 하는 자세를 지녀야겠죠. 황동미 : 덧붙여 원칙과 함께 그것을 다양한 상황과 결합시키는 창의력 그리고 올바른 지향점을 갖고 실천의 장에서는 열린 자세로 고민하는 모습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 간담회에 응답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리며 앞으로 이화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실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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