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에게 할말있는 대학생
APEC 열리는 부산 간다

18일(금)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위한 부시 미(美)대통령의 방한을 기점으로 대학생들의 ‘부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부시의 대내외 정책을 반대한다는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부시의 주요 정책들이 토론되는 APEC 역시 비판의 대상이다. 이 같은 대학가의 움직임은 우리 학교뿐 아니라 서울대·고려대·부산대 등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Bus 타고 Busan 가서 Bush 방한을 함께 반대합시다!’ 매주 목요일 오후3시, 포스코관 앞에서 들을 수 있는 외침이다. 다함께 이대모임은 18일(금) 부산에서 APEC·부시 반대 시위에 동참할 이화인을 모집하고 있다. 학생문화관에는 ‘저항의 버스를 예약하세요’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저항의 버스를 예약한 이화인은 10월28일(금)기준 7명, 이들은 17일(목) 예약한 저항의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간다.


다함께 이대모임은 2일(수) ‘부시 됐거든?’ ‘부시, 너나 잘하세요’ 등 부시에게 하고픈 한 마디 쓰기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같은 날 오후6시30분에는 ‘부시와 신자유주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다함께 이대모임의 조지영(국문·4)씨는 “부시는 전쟁과 환경오염·여성 억압의 상짹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5%를 차지하면서 최소한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교토의정서마저도 탈퇴, 세계적으로 비난을 샀다. 또 여성의 낙태권리를 반대하는 반(反)여성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이어 조지영씨는 “이번 APEC에서는 약품의 지적재산권 강화 문제가 논의된다”며 “지적 재산권 강화는 새로 개발된 에이즈 백신이나 조류독감 치료약이 가난한 사람에게까지 돌아가지 않는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APEC의 7대 역점 과제 가운데 하나인 ‘지식기반경제 구축’의 핵심 의제가 ‘지적재산권 강화’이며 지난 APEC 정상선언문에서도 지적재산권 강화의 중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번 APEC의 개최장소가 부산인만큼 부산대는 APEC 반대·부시반대 활동의 주요 거점이 되고 있다. 부산대는 부산대 총학생회·다함께·민주노동당 학생위원들과 개인 참가자들이 모여 ‘APEC 반대 부시반대 부산대 공동행동(부산대 공동행동)’을 조직해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10월25일(화)·28일(목)에는 부산대 앞에서 지하철 역까지 APEC·부시 반대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부산대 학생들이 이라크 전쟁 난민과 억압받는 북한 주민들로 변장, 부시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퍼포먼스로 연출했다.


부산대 공동행동의 동혁씨는 “대학사회도 신자유주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며 “거대자본에 의해 사립화되는 국립대학이 생기고 사립대의 등록금이 매년 오르는 것 등도 신자유주의의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는 학생의 이동이 많은 점심시간을 이용, 피켓시위·선전전을 하고 있다.


한국총학생연합(한총련) 역시 APEC에 관한 학생들의 인식을 돕기 위해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자료집’등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또 10월24일(월)부터 지역사람들·학생들과 함께 전국을 순회하며 투쟁하고 있다.
부산지역 한총련 연사위원장 최연선씨는 “대학생들의 비정규직 증가와 실업 문제도 신자유주의에 의한 경제적 모순 때문”이라며 “APEC·부시 반대 등의 투쟁으로 직접 맞닥뜨려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발랄한’ 부시 반대 움직임도 눈에 띈다. 고려대 반전네트워크는 10월26일(토) 고려대 민주화강당에서 반전 콘서트를 열어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고려대 반전네트워크의 강영만 간사는 “부시의 파병연장·전쟁 등은 대학생과 무관치 않다”며 “다른 문제는 몰라도 전쟁과 파병문제만큼은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우리 학교·성균관대·고려대 반전네트워크 등에서는 부산에 가지 못하는 학우들을 위해 APEC반대 부시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10월28일(금) 기준 70여 명에 달하는 이화인의 서명은 APEC사무국에 전달된다.


오는 12일(토)∼19일(토) 부산에서 열리는 이번 APEC은 일본 고이즈미 총리는 물론 미국 부시대통령도 방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자유무역의 활성화와 반테러 분야의 협력이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중점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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