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만6천410명 중 1천152명이 인맥을 넓히기 위해 각종 모임활동, 미니홈피 관리에 열심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성공하기 위해서라고. 이는 9월19일(월) SBS 오락 프로그램 ‘야심만만’에서 방영된 내용이다. 이러한 결과가 보여주듯 ‘인맥’은 간과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키워드다.

과연 인맥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일까. 우리학교 김우식 교수(사회학 전공)는 인맥을 대체하는 새로운 용어를 제시한다. 그는 “기존의 인맥은 연줄·연고주의와 같은 단어들을 연상시켜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며 “보다 중립적 용어인 사회연결망이나 사회적 연결망이란 용어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흔히 ‘인맥’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학연·지연·혈연’을 떠올리고 부정적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이같은 인식의 원인은 인맥이 사회적으로 배타적이고 차별적인 요소로 작용하면서, 부정부패와 연결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연·지연·혈연’은 연결망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일뿐 그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 김우식 교수의 설명이다. 이로 인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최근에는 사회연결망·일맥 등의 용어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대학문화 매거진 씽굿(www.ithinkgood.co.kr)은 대학생 632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인맥관리 의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인생에서 인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69%의 대학생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고, 22.5%가 다소 중요한 편이라고 답해 거의 모든 대학생들(91.5%)이 인맥을 인생의 중요한 일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지수 1위로 NQ(네트워크·공존·인맥지수)를, 2위로는 SQ(사회성 지수)를 꼽아 수평적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공존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음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처럼 사회적 연결망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인맥의 영향력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5 청소년통계’에 의하면 청년층(15~29세)의 주된 취업경로는 주위의 소개나 추천에 의한 취업이 49.3%로 가장 높았다. 그 중 대졸 이상 취업자의 40.7%도 이같은 방식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야후 코리아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허미호(경영·4)씨는 대학생이 된 후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다. 각종 기업 인턴십·공모전 등의 대외활동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고. 그는 “다른 학교·다른 전공의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나의 부족한 점을 배웠고, 아르바이트를 소개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취업포털 인쿠르트 홍보팀 김태권씨도 “대학시절에 다양한 활동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정보·준비 방법 등에 대해 생생한 정보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연결망을 통해 정보와 기회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시절에는 의도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김우식 교수는 “신뢰와 능력을 바탕으로 상호 간에 도움이 되는 연결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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