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130여종, 자생식물 20여종. 우리 학교 곳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꽃이 자라고 있다. 학내에 주요숲을 따라가며 나무와 꽃의 구성·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수종이 다양한 학생문화관 숲:학생문화관은 가장 많은 수종들이 모인 숲이다. 벚나무·낙우송·자작나무·호두나무 등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 섞여 다채로운 느낌을 준다. 쭉쭉 뻗은 나무들의 테두리를 모란과 개나리가 감싸고 있어, 봄이면 원색의 아름다운 띠가 생긴다.


간간히 아직도 잎이 파릇파릇한 단풍나무들도 보인다. 우리 학교에 많은 청단풍은 잎에 물이 늦게(11월 하순 경) 든다. 그러나 그 색은 일반 단풍보다 더욱 붉고 강렬하다.


우리 학교는 아름드리 나무가 많다. 그만큼 그늘도 많이 생긴다. 학문관 큰 나무들 밑에 비비추·맹문동 등의 음지성 식물을 심은 관리인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학관 앞 숲:우리 학교 국문과 출신 소설가 강석경씨의 소설 「숲속의 방」을 보면, 주인공 ‘소양’이 가을날 불타는 샐비어를 보고 휴학을 결심하는 장면이 있다. 학관 앞은 빨간 샐비어로 조성된 십자로가 인상적이다. 눈이 시게 흰 목련이나 거대한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역시 시심(詩心)을 자극한다.


본관 주변 숲:본관 주변에는 단풍이 예쁘게 드는 나무들이 많다. 본관 앞에는 큰 은행나무가 있어 건물 앞 길을 노란 잎으로 메운다. 본관 뒤 포스코관과 중앙 도서관을 잇는 포도길에는 다양한 수종과 벤치가 조성돼 있다. 청단풍이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계수나무·화살나무 등도 단풍이 아름다운 종이어서 가을의 풍경이 아름답다.


대강당 주변 숲:대강당 앞 쪽에는 장상 전 총장 시절, ‘평화의 공원’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숲이 있다. 학내 숲 공간을 넓히기 위해 은행나무·양버즘나무·자작나무 등을 심고 벤치를 조성했다. 반원형으로 이어지는 길도 운치있다.


대강당 우측, 입학처 앞에도 단풍이 장관이다. 계수나무·벚나무·은행나무 등이 조성돼 있다. 금빛으로 물드는 계수나무에서는 달큼한 냄새가 난다. 입학처 앞 숲을 지날 때는 잠시 멈춰서서 계수나무의 향을 맡아보자.


아름뜰 앞 숲:꽃이 튤립모양으로 생겨서 튤립나무라 불리는 목백련과 단풍나무 등 여러 수종이 공존한다. 목백련도 우리 학교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수종인데 잎 모양이 비슷해 양버즘나무와 혼동하기 쉽다. 버즘이 피는 것처럼 줄기가 하얗게 갈라진 것이 양버즘나무, 줄기가 갈라지지 않은 것이 목백련이니 알아두면 좋을 듯 하다. 이곳도 은행나무와 청단풍이 있어 가을에 아름답다.


지금은 사라진 운동장에는:ESCC 공사 전 운동장 둘레는 양버즘나무가 둘러져 있었다. 다행히도 이 나무들이 모두 폐기된 것은 아니다. 공사로 인해 관상가치가 없거나 작은 나무 100여주는 폐기됐지만 보존가치가 있는 것은 나무 100여주는 학교 외곽으로 이식됐다.


곧 11월이 되면 캠퍼스는 단풍의 절정을 이룬다. 10월 하순에 단풍이 드는 계수나무·낙우송 뿐 아니라 1월 초순에 11월 하순에 청단풍까지 단계적으로 단풍이 든다.
이화의 캠퍼스에서 학내 숲을 거닐며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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