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파데르본(Paderborn) 대학 하르트무트 슈타이네케(Hartmut Steineke) 교수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태어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한 곳. 고딕식 성당과 바로크식 건축물이 옛운치를 지키고 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축제가 열렸다. 지구촌 문화 올림픽이라 불리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실제 올림픽보다 많은 1만2천여 명의 취재진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매년 도서전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던 독일 파데르본(Paderborn) 대학의 하르트무트 슈타이네케(Hartmut Steineke) 교수. 그가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주빈국의 행운을 잡은 한국을 방문했다.

▲ 독일 파데르본 대학 하르트무트 슈타이네케 교수 [사진:박한라 기자]
“작은 나라의 국민문학이 세계화되고 있다.” 인도·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주빈국이 된 우리나라를 두고 그는 놀랍다고 말했다. 주빈국은 단순히 출판사의 진출뿐만 아니라 자국의 문화·경제·사회 전반을 홍보할 수 있는 ‘문화 수출의 장’을 의미한다. 일본이 주빈국 행사 4년 뒤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

통신박물관의 ‘만남­-구텐베르크 이전 한국의 금속활자 문화’에 쏟아진 관심은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통한 또다른 성과다. 직지심경(直紙心經)을 선보임으로써 구텐베르크 성경을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잘못 알고 있는 유럽인들에게 한국 인쇄문화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한편 그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만 누릴 수 있는 영광으로 베스트셀러·저널리스트·영화배우들과의 만남을 꼽았다. 「양철북」으로 199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귄터 그라스(Gunter Wilhelm Grass)를 직접 본 감회는 매우 뜻깊었다고. 더불어 ‘작가 낭독회’의 묘한 감동은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연극·영화·무용 등 다양한 행사들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 출판업자를 비롯한 일러스트레이터·필름 프로듀서·번역가 등 각종 분야의 참가자들은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도서전을 최적의 비즈니스 기회로 삼는다. 축제를 손꼽아 기다리는 수천의 독자들 또한 도서를 구입하고 문화 행사를 즐기며 도서전에 매혹된다. 그야말로 세계인의 교류가 이뤄지는 것이다.

슈타이네케 교수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비록 상업적인 목적으로 시작돼 상업적인 형태로 진행되고 있지만 문화 교류의 측면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자책·컴퓨터 등 매체의 범위가 확장됐지만 그 중심에 항상 종이책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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