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가 제 47회 사법시험(2차)에서 51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는 여성 합격자 300여 명 중 6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이는 학생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하지만 학생들을 뒷받침한 학교 측의 노력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동안 학교는 고시를 준비하는 이화인들을 위한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해 왔다. 지난 1999년 고시기숙사 솟을관을 세우는 등 고시생이 공부할 공간을 확보하고 외부특강·모의고사를 제공하기도 했다.

높은 사법시험 합격률의 쾌거는 이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유치로 이어져야 한다. 현재의 사법시험 제도는 2013년 완전폐지된다. 2008년 로스쿨 시행이 확정됨에 따라 로스쿨은 우수인재 유치와 법조인 양성의 필수코스가 될 것이 자명해졌다. 따라서 각 학교가 로스쿨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로스쿨 유치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학들은 실무에 능한 교수를 임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로스쿨 기준조건을 더욱 공고히 다지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사법시험 합격률을 높여 위상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우리 학교 뿐만이 아니다. 여러 대학들이 각자 특강 실시수험자료 지원 등을 통해 면학 분위기 조성에 힘써왔다.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서울대 법대는 지난 19일 전임교수 임용기준 중 한 부분인 ‘박사 학위에 상응하는 자격’이란 부분을 기존 ‘국내·외 변호사 자격과 최근 5년 이내 연구평점 400점 연구실적’에서 ‘300점 이상’으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교원의 20% 이상은 변호사 자격이 있는 교수여야 한다는 로스쿨의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변호사 등 실무 법무인을 초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또한 대학들은 특성화된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리 학교 법대 역시 페미니즘과 여성인권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갖고 있고 현재 법대건물을 지으며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 지은 법대 건물도 장차 로스쿨이 되기에 걸맞는 내부장치와 설비로 내실을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물론 법대는 로스쿨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전부터 나름의 준비를 해왔을 것이다. 솟을관이나 법대 전용건물 건립은 로스쿨 유치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좋은 조건이다.

하지만 10개 대학 중 8~9개 대학은 로스쿨 유치에 실패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특성을 홍보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높은 사법시험 합격률 역시 로스쿨 유치 열기를 고무시키는 좋은 계기가 된다. 학교는 이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용해 로스쿨 유치로 이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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