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영화제의 숨은 공신이죠”

부산국제영화제는 처음 열린지 10년 만에 아시아 최대의 국제영화제가 될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이처럼 풍성해진 영화 축제 뒤에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한몫을 했다. 올해 영화제에 참가한 3천여명의 자원봉사자 중 부산과 서울 사무국에서 일한 두 명의 이화인을 만나보았다.

▲ 이재선(방송영상.3)씨 [사진: 박한라 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원봉사를 했다는 이재선(방송영상·3)씨는 10일(월)~12일(수) 3일간 부산 해운대의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일했다. 그는 아시아 영화에 대한 제작지원·투자·배급을 해외 투자가들과 연결해주는 전문 프로젝트 시장인 PPP(Pusan Promotion Plan)팀의 해외초청 부서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이재선씨는 PPP 프로젝트에 출품하는 아시아 감독·외국의 영화 투자가들에게 아이디를 발급해주고 그들의 요청을 받았다.

부산 현지에서 자원봉사를 한 이재선씨는 영화제 특유의 축제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고. 그는 “해운대는 남포동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유명한 음식정술집들이 영화계 인사들로 북적댔다”며 “들떠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봉준호 감독과 쉽게 인사하고 호텔에 묵는 양조위 등 국내외 배우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며 밝게 웃었다.

▲ 이정화(언론정보.4)씨 [사진: 박한라 기자]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원봉사자는 부산에서만 일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서울 사무국에서도 업무를 돕는다. 이정화(언론정보·4)씨는 8월29일(월)부터 두 달간 광화문 서울 사무국 홍보부에서 업무보조 자원봉사를 했다. 부산이 고향이라던 이정화씨는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부터 이를 꾸준히 관람해왔다. 그때마다 대학생이 되면 자원봉사를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에 관한 기사를 주제·매체별로 정리하는 기사클리핑 작업과 영화하이라이트 장면 등 동영상 자료를 기자들에게 대여하는 일을 했다. 이정화씨는 “개막식 날에는 인터넷 기사만 200~300건이 나왔을 정도였다”며 “영화제가 끝난 지금까지도 작업을 마치지 못했다”고 막대한 업무량에 대해 말했다.

 북적대는 부산의 영화제 현장만큼이나 서울 사무국에서도 여러 중요한 일과 갑작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번은 이정화씨의 일본어 실력을 발휘할 돌발상황이 생긴 적도 있었다. 일본 잡지 기자가 퇴근 시간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것. 이정화씨는 “프레스 카드를 제 기간에 발급받지 못하고 증명사진도 준비하지 못한 일본 기자에게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겨우 카드를 만들었던 일이 생각난다”며 당시를 설명했다.

이재선씨와 이정화씨는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 활동 후 뿌듯함과 영화제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이재선씨는 “TV에서 볼 땐 영화제가 쉽게 치뤄진다고 생각했지만 작은 행사 하나에도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정화씨는 “관객이 아닌 영화제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가 보니 다양한 시각에서 영화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며 영화제 자원봉사의 매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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