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이화 구조개혁(구조개혁)’과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13일(화) 본관에서는 생활대 학생회장 및 학생·일부 교수·생활대 동창들의 생활환경대 폐지 반대 시위가 있었다. 이는 당일 오후2시 열릴 예정인 임시교무회의에서 구조개혁안이 확정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본관 출입을 막는 경비들 간의 물리적 충돌이 있었고, 몇몇 학생들이 찰과상을 입었다.

21C에 맞춰 다양한 분야에 능숙한 다학문적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 아래 시행되는 이화 구조개혁. 그 취지는 훌륭하다. 그러나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점은 구조개혁의 취지가 아니다. 문제는 구조개혁 시행 결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없었다는 점이다.
구조개혁 추진 과정에 있어 학내 모든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부족했을 뿐더러, 23일(금) 열린 ‘구조개혁 설명회’ 역시 학생들의 기대와 달랐다. 구조개혁 자체를 놓고 그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아닌, 구조개혁의 큰 틀이 이미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세부 커리큘럼 등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던 것이다.

현재 총학생회와 동연·생활대 등 학생 단체들은 학교 측의 이러한 일방적 의사결정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학교는 이제 사태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학생들은 구조개혁, 그 자체의 논의를 원한다. 구조개혁 시행과정에서 학교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배제한 그 사실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구조개혁은 앞으로의 이화의 모습을 좌우할 중대한 사안이다. 이러한 구조개혁으로 인해 지금 이화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학생들은 이화를 구성하는 한 축으로서 구조개혁 결정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을 결정하는 과정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배제됐다는 것은 학교 측의 잘못이다.

아무리 훌륭한 취지의 정책을 펼치더라도,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정당성을 획득하기 어렵다. 게다가 지금까지 구조개혁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교가 보여준 여러 행동들은 학생들의 불신만 사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의 말을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학교는 ‘설명회’라는 일방적인 의견 전달 자리가 아닌,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검토하는 자리를 마련할 때다.

학교는 하루 빨리 학생들이 제기한 문제의 본질을 보고, 이에 대한 대안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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