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동상 둘러싼 보수·진보 인물에 대한 조사 선행되야

지난 7월 말부터 인천 자유공원에서는 진보단체와 보수단체가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의 동상 철거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진보단체는 한국전쟁에 개입해 통일을 가로막은 맥아더 장군의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보수단체는 맥아더 장군이 한국전쟁 당시, 국민들을 구한 영웅이라며 동상 철거주장을 반박한다. 이들의 과격한 시위와 집회는 지난 21일(수)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렇게 대립하고 있는 진보·보수단체는 정작 중요한 점을 간과하고 있다. 현재 필요한 것은 체계적인 연구와 평가를 통한 객관적 판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아더 장군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보·보수단체는 극단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보수단체는 15일(목) ‘국가안보 및 맥아더 장군 동상 수호 결의대회’에서 “전국 16개 해병대전우회 지역연합회가 번갈아가며 동상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진보단체인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는 18일(일) 동상 철거 집회가 끝날 무렵 밧줄로 맥아더 장군 동상을 철거하려 했다. 두 입장 모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은 채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진보와 보수 양측은 맥아더 동상의 철거여부에 따라 국민의 정치적, 역사적 의식이 좌우될 것이란 그릇된 생각을 하고 있다. 진보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동상이 보존될 경우 식민지 역사의 잔재와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보수단체는 동상 철거가 대한민국이 자유주의 국가임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본질은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관점에서만 주장을 관철시키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옳지 않다.

진보·보수단체는 맥아더에 대해 바로 아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선 맥아더 장군에 대한 체계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조선일보 9월13일(화)자에서 ‘맥아더의 한국에 대한 인식과 정책’을 주제로 논문을 준비 중인 소장연구자 이상호씨가 “우리나라 학자가 쓴 ‘맥아더와 한국’에 대한 논문이나 단행본은 단 한 편도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처럼 인물에 대한 연구가 미진한 상황에서 진보·보수단체는 자신들의 논리에 갇혀 섣부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진보·보수 측은 자신들의 사상의 벽을 쌓기 이전에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고 융합하려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았나.

맥아더 장군의 업적은 다각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맥아더 장군의 행적에 대해 폭넓게 해석해야만 그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역사학계는 맥아더 장군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한다. 또 그의 행적에 대한 외국학계의 경향을 파악,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을 받아들여 이를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학계뿐 아니라 정칟사회·외교적으로도 맥아더 장군을 재조명하는 회의 및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국민들도 이에 능동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본말이 전도된 의미 없는 싸움을 끝내고 맥아더 장군에 대한 진실의 눈을 뜰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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