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평균 5천원∼2만원 지출…뮤지컬·오페라 관람에는 지출 꺼려

오늘도 많은 이화인들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벽에 붙은 각종 공연 포스터를 발견하면 가던 길을 멈추기도 한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문화 생활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어느 분야에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할까.

문화부는 우리학교 학생들의 문화 생활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 9월1일(목) 설문 조사를 했다. 이번 조사는 13개 단대에서 2%의 학생을 산출, 총 400명에게 실시했다.

설문 조사 결과 우리학교 학생들은 한달 평균 ‘5천원 이상에서 2만원 미만(38.2%)’의 금액을 문화 생활에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용돈의 약 17.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다음으로 학생들은 ‘2만원 이상에서 5만원 미만(35%)’의 금액을 문화 생활에 지출하고 있었다. ‘1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학생들은 8.1%에 그쳤으며, ‘5천원 미만’ 역시 0.1%로 매우 저조하게 나타났다.

문화 생활을 함께 즐기는 대상으로는 ‘친구’가 73.7%로 가장 많았으며 ‘연인(16.9%)’이 그 뒤를 이었다. 또 학생들은 공연 및 전시 정보를 ‘인터넷 홍보물(34.7%)’과 ‘관련 신문 및 잡지(33.2%)’에서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영화(78.4%)’에 가장 많은 돈을 사용하고 있었다. 영화를 관람하는 횟수는 한달 평균 3.3회. 정다영(국문·2)씨는 “공강 시간을 이용해 학교에서 가까운 ‘녹색 극장’·‘아트레온’에서 영화를 본다”고 전했다. 이들은 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이유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58%)’이라고 답했다. 또 ‘가장 좋아하는 분야이며 취미 생활이기도 하다(34%)’를 그 다음 이유로 선택하기도 했다.
반면 뮤지컬·오페라(26.7%)는 가장 돈을 지출하지 않는 분야로 나타났다. 이들 중 64.7%는 ‘1년 동안 단 한번도 뮤지컬·오페라를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밖에 전시회(22.8%)·콘서트(19.8%) 등이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관람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결과의 이유로 학생들은 ‘가장 관심을 갖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49%)’이라고 답했다. 오진경 교수(미술 사학 전공)는 “미술관·화랑들이 학교 주변보다 인사동·청담동 등에 몰려있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이 전시회를 보려는 열의를 갖지 않고는 접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정 분야의 문화 소비를 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로 학생들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23.6%)’이라고 답했다. 주나현(건반·1)씨는 “음악을 전공하지만 음악회보다 극장을 더 자주 찾는다”며 “4∼5만원이 넘는 표값이 부담스러워 꼭 가고 싶은 음악회만 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들은 ‘콘서트(32.9%)’·‘뮤지컬·오페라(29%)’의 가격이 작품의 질이나 내용에 비해 비싸다고 답했다. 학생들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각 문화 분야의 평균 가격은 뮤지컬, 오페라 39500원·콘서트 31060원·CD 1장 8780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가격보다 적게는 3천원에서, 높게는 10만원이 낮게 책정된 가격이다.

10명 중 9명(90%)의 학생들은 공연·전시 관람 등의 문화를 즐길 때 할인 혜택을 받고 있었다. 가장 자주 이용하는 할인 혜택은 ‘이동통신사 카드할인’으로 83.4%의 학생들이 영화를 관람할 때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연극 관람시에는 ‘사랑 티켓(9.2%)”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밖의 방법으로 공연 할인 혜택을 받는다는 김미영(회화판화·2)씨는 “인터넷 사이트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www.iloveculture.co.kr)’을 통해 무료공연혜택 등 저렴한 가격으로 연극을 관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극장과 화랑을 찾아 관람하는 공연·전시 대신 인터넷을 통해 문화 생활을 즐기는 이화인들도 많았다. 70%의 학생들은 인터넷 다운로드를 통해 저렴하게 문화를 즐기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한달 평균 인터넷 문화 컨텐츠에 지출하는 비용은 ‘1천원 이상에서 5천원 미만(30.6%)’·‘1천원 미만(20.1%)’ 순이다. 인터넷을 통해 얻는 문화 컨텐츠로는 ‘음악 다운로드’가 55.2%로 가장 높았다. 또 26.6%의 학생들이 ‘영화’를 다운로드 받는다고 답했다. 인터넷을 통해 문화 컨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활성화됨에 따라 문화지출비가 ‘5천원까지 늘었다’는 학생들이 40.4%에 달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