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환대 공동대표 이승희(식영ㆍ4)

우리나라 가정학의 효시인 생활환경대학이 2007년을 끝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이대 생환대가 갖는 전통과 역사적 의미, 그리고 사회적 기여도를 생각할 때 학교의 생활대 폐지 결정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더욱 개탄할 것은 이처럼 중대한 사안이 학내의 여론수렴 과정 없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학교는 당초 계획보다 2개월이나 앞당겨 구조개혁안을 교육부에 올렸고, 학생들이 없는 방학기간 동안 각 개혁안마다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계획을 진행시켰다.

생활대 폐지 결정의 근본적인 문제는 학교의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정책 결정 행태에 있다. 학교는 중요한 사안을 추진하는데 있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려 하지 않았다.

지난 주 학생 대표들과 처장단이 모인 학교 구조개혁 간담회 자리가 있었다. 이제까지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돼 온 학생 대표들은 어떠한 질문을 해야할 지 난감해 했고, 학교 측은 학생 대표들을 어린애 취급하며 ‘너희들이 무엇을 알겠느냐’는 식의 태도로 일관했다.

 배우고 가르치는 학교란 공동체에서 이뤄지는 중요한 결정들이 민주적 소통 없이, 논의와 의견 수렴이란 최소한의 절차조차 부재한 채 진행된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학교는 일방적인 구조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그것이 진정 학교 발전을 위한 개혁이라면 왜 구성원들과 충분히 토론하고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가.

학생회는 여러 통로로 총장과의 면담을 추진했지만 생활대 폐지안에 대해서라면 학생회 측과 할 이야기가 전혀 없다는 답변만 들었을 뿐이다. 지난 5월 학생 대표들과 총장 간의 만찬에서 학생들의 이야기에 언제나 귀 기울이시겠다던 말씀과 상반된 태도에 의문만 생긴다. 진정한 구조개혁은 학생들과의 민주적인 토론과 의사소통 구조를 갖추는 것부터 전제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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