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전길자 원장 기고글

‘과학기술’과 ‘여성’의 시대로 요약되는 21세기의 주인공은 누구겠는가? 바로 과학기술분야에서 일하게 될 이공계 여학생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여성과학기술인을 지원하고자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된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의 초대 센터장으로서, 여성과학자로서, 교수로서, 선배로서 이 글이 우리 이공계 여학생들에게 힘이 되고 희망이 되길 바란다.

세계 각국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여성들의 과학기술분야 진출 기회를 확대하고 지원을 늘리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과학기술분야에서의 여성들의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해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요즘 시대에서 여성의 창의력과 섬세함에 거는 기대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학생들의 프로젝트 수행능력·성실성 등이 남학생들에 비해 뛰어나다고 말한다. 그런데 왜 유독 사회에서만은 그들의 능력과 자질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가. 이는 결코 여성들이 부족하고 모자라서가 아니라, 남성과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때때로 여성들의 신중함과 지나친 겸손함, 혹은 배려가 남성들의 추진력이나 자신감, 네트워킹 활용 등에 가려지고 과소평가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된다. 물론 사회 역시 여성인력의 손실을 막을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 여성들 스스로가 ‘다름’을 직시하고 그 ‘다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난 세계여성과학기술인대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 우리 정부의 여성과학기술인력 육성과 활용에 대한 정책과 지원체계는 그 어느 선진국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 이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는 목표다. 이제 그것을 십분 활용하여 적용하는 것만이 남은 과제다.

여성과학기술인들이 당당히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여성의 힘으로 과학기술분야의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이공계 학생으로서 자부심을 가져라. 세계가 주목하고 국가가 지원하는 미래의 여성과학자임을 스스로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둘째, ‘다름’을 이용하여 더 큰 성과를 내라. 그동안 과학기술계에서 여성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다면 이제 그 ‘다름’이 과학기술계가 필요로 하는 것이다. 셋째, 과학기술분야들 중에서도 여성이 진입하지 않는 분야를 공략하라. 항공·기계·천문·해양 등 여성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분야에서 능력 인정은 물론 개척자의 명예까지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찾아라. 넷째, 전공분야의 전문성을 갖춰라. 사회가 인정하는 과학기술인력은 단순히 이공계를 졸업한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노력과 의지가 정부의 지원과 결합할 때 우리는 정책과 체계에서만의 세계 일류가 아닌 여성과학기술인력의 육성과 활용의 결과·성과에서 최고의 명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각론을 실천으로, 이상을 현실로 이끄는 것은 바로 여러분, 이공계 여학생들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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