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8·15 행사에는 40여개 대학, 4천500여명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했다. 민족원광·통일아주·애국인하 등 많은 대학들이 자주통일을 염원하며 힘차게 깃발을 휘날렸지만 그 속에서 ‘해방이화’의 깃발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40여개의 대학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특정 단체가 중심이 되어 ‘함께 하자’라는 교내 움직임을 형성한 것. 성균관대는 안지원 참가단장을 중심으로 교내 곳곳에 포스터를 붙여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또 건국대는 경영대·문과대를 중심으로 교내 학생들이 참여 했다. 충북대는 총학생회의 주도 아래 모두 함께 서울로 올라왔다.
그러나 이화에서는 이러한 구심점이 된 단체가 전무했다. 총학생회는 학내 중심 단체로서 사회에 대한 목소리를 내겠다며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사회를 향해 speak up’란을 개설했다. 그러나 60주년을 맞은 이번 광복절에도 이와 관련된 글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교내 단대 학생회 홈페이지는 물론 동아리 연합회의 홈페이지도 마찬가지다.
실제 8·15행사 같은 대규모 행사는 개인 단위로 참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개인 참가 희망자의 경우 행사를 알아보고 문의하는 것은 물론, 소품과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것이 모두 개인 참가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또 단체 단위 참가를 희망하지만 학내 단체가 없을 경우, 개인은 행사에 참가하는 외부 단체를 직접 찾아다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화에서는 이러한 개인 단위의 참가 조차도 어려웠다. 중심 단체의 부재로 이화인들에게 행사에 대한 홍보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의지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교내 분위기가 개인의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통일은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사안은 아닐지라도 그 중요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화의 주요 단체들은 분위기를 주도하는 직접적인 움직임에 너무나 인색하다. 내년 광복절에는 학내 중심 단체들이 통일을 향한 활발한 분위기를 형성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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