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당선작 서희정(사회·3)씨

벌써 매미가 우네.

누이가 혼잣말로 중얼했다. 벌써 매미가 울고 있었다.

따가운 햇빛에 살이라도 익을라, 풀쩍, 맨발로 흙을 밟고 놀았다.

어여 들어와, 깔깔한 유리가 올올이 발바닥에 박혔다.

누이가 치마를 털고 뒤를 돌았다. 붉은 치마 남은 치마 뒤끝에 긴 방이 닫혔다.

뜨거운 하늘이 머리를 덮고 누이는 다시 보이지 않았다. 허옇게 언뜻, 보인 듯도 했다.

긴 금을 땅에 긋고 땅에 놀았다. 촘촘히 붉은 길이 흙 위로 났다.

어여 들어와. 붉은 치마 남은 치마 누이가 처마 밑에 앉아 손짓을 했다. 웃는 누이 눈꼬리에 눈물 맺혔다.

어여 들어와. 아스팔트 맨바닥에 태양이 덥고 누이는 간 데 없이 손짓을 한다. 악을 쓰는 매미의 노래가 길고 긴 문은 닫히고 촘촘한 유리가 금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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