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자가 끝나고 정기자가 되서 달라진 점은 세 가지다.
우선 취재할 때 상대방과 교환할 수 있는 명함이 생겼다는 것이고,
더이상 학내 뿐 아니라 외부 취재원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두 가지 사안으로 인해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점이다.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이번학기 테마기획부 첫번째 기획‘대학생의 신용’을 시작했다.
나도 잘 모르는 신용을 주제로 기사를 쓰려니 답답한 마음이었다.
대형 서점에 가서 신용관련 책을 뒤적이며 윤곽을 잡은 것도 여러번.

소비자인간발달학과의 교수님과 학생, YMCA신용사회사무국, 과천정부청사 재정경제부, 문화일보 경제부 기자, 삼성카드 본사, 한국신용정보주식회사, 보안상 외부인 방문금지로 전화인터뷰를 했던 조흥은행 신용관리부 등.

내가 이번 취재를 위해 지난 열흘간 방문한 장소와 사람들이다.
하루는 종로2가에서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YMCA건물을 찾고, 문화일보에서는 마치 동물원 원숭이가 된 듯 기자들의 시선을 받으며 경제부 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또 삼성카드본사 로비 접견실에서 신용관리팀 강사분께 제대로 신용교육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과천 정부청사 내부에 있는 재정경제부에 갔던 일이다.
우리는 재경부가 그렇게 대단한 곳인 줄 미처 몰랐다. 입구에서부터 헌병들이 “무슨일로 오셨습니까”라고 근엄하게 묻기 전까지는.
방문자센터에서 신분증을 제출하고 만나기로 한 분과 확인전화까지 한 후에야 출입증을 받을 수 있었다. 취재가 아니었으면 내가 평생 그곳에 들어갈 일이 있었을까.

취재를 하면 할 수록 더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할 것 같고 더 자세히 알아야 할 것 같았다.‘오늘 들었던 이런 내용은 꼭 다뤄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기사 방향이 바뀌기도 했다.

취재 초반에
“교수님, 이번에 저희 테마 주제가 신용입니다. 그런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설명을 좀 해주세요”라고 부탁드리던 내가 나중에는
“아, 그 교육이 YMCA 서영경 팀장님과 함께 하는 그 프로그램을 말씀하시는 건가요?”혹은 “제2금융권에서 신용조회를 많이 하면 등급이 낮아진다고 하던데 다른 곳에서 설명해 주신 내용과 조금 다르네요”라고 질문할 수 있게 됐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만큼 질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매일매일 실감했다.
전문가들 앞에서 내 짧은 지식이 탄로날까 조마조마해 하던 나,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든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공부하는 기자가 되는 수밖에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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