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박자 빠르게! 학보사형 인간으로 거듭나기
한박자 빠르게! 학보사형 인간으로 거듭나기
  • 박초롱 기자
  • 승인 2005.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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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3시절, 일단 대학에만 입학하면 모든 일이 다 잘 될 것 같았다. TV 드라마 속 대학생처럼 여유롭고 우아한 생활을 즐기리라!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고 3달. 공부, 취미활동, 청춘사업 그 무엇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중간지대에 어정쩡히 서 있는 나를 발견했다. 갑자기 주어진 많은 시간과 자유를 제대로 이용해 보지도 못한채 흘려보냈다. 이렇게 집과 학교를 오가는 의미없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을 때, 학보사 76기 수습기자 모집 광고를 보았다.

순간 가슴이 뛰었다. 도전 의식이 생겼다. 무엇보다도 기자가 되면 시간을 의미있고 알차게 쓸 수 있을것 같았다. 그리고 시험에 응시, 자신감 넘치게 외쳤더랬다. "76기 수습기자가 되겠습니다!"

다행히 나는 시험에 통과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엄청난 파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느림의 미학'을 예찬하는 사람이다. 좋게 말해 '느림의 미학'이지 친구들과의 약속 시간이나 강의 시간에 늦는것은 기본인 게으름뱅이다.

하지만 색인과제 ․ OT ․ 기사 트레이닝으로 빡빡한 학보사 방학일정은 그동안의 내 생활과 정반대였다. 매일 어제와는 다른 새로운 일 거리가 생겼고, 그 일을 시간 안에 완수하는 능력 또한 요구됐다. 계획을 세워서 일하기 보다 하루하루 닥친 불을 끄는데 급급한 '하루살이' 인생을 사느라 정신이 없었던 나는 과제에 늦기 일쑤였다.

'기자에게 시간 엄수는 생명.' 항상 한 박차 늦는 나에게 선배들이 해주신 말이다. 나도 머리로는 이해가 되었지만 20년 동안 쌓여온 내공(?)에 몸은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꼭 군대에 온 것만 같았던 두달이었다. 가족들은 "학보사 하더니 사람이 변한다"며 "2년 아니라 4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좋아했다.

시간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고 맡은 일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마무리하는 일명 ‘학보사형 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은 아직도 내게 꼭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며칠 전, 두달간의 방학 일정을 나름대로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나는 ‘예비’ 딱지를 떼고 수습기자가 되었다. 앞으로의 학생기자 활동에 있어서 관건은 ‘내 자신을 얼마만큼 변화시키냐’인 것 같다.

애벌레가 허물을 벗고 매미가 되어 여름내내 힘차게 울듯이, 나도 그동안 내 안에 쌓아온 때를 모두 벗어버리고! 한 마리 매미가 되어 이화가 떠들썩하게 한번 맴맴 울어봐야겠다. 이화안 각종 사건 ․ 사고 ․ 기사꺼리들아 기다려라. 내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