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동안의 예비 수습 과정을 마치고 수습기자가 되었다. 내 인생 가장 뜨거운 여름이었던 지난 두 달, 나는 그 열기 속에서 빨갛게 익고 노랗게 숙성했다. 색인 과제를 위해 학보와 컴퓨터에 나를 맡긴채 고구마처럼 빨갛게 익어갔다.

오티 과제를 위해 거리로 나가고 사람들을 만나면서는 막 나온 빵처럼 노랗게 숙성했다. 그러한 조리(?)를 거친 나는, 부족하나마 학보사의 입맛에 맞는 사고를 갖게 됐다. 아직 44번의 신문 제작이 실감나지 않는 철부지 수습기자는 앞으로의 날들을 위해 다짐의 절차를 밟는다.


#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쉼 없는 작업.

항상 부지런하게 살겠다. 취재처를 역분 받고 시간표를 짜면서 한숨만 나올 정도로 막막했지만 그 막연함 속에서 헤매지 않겠다. 어디에서든지 생명을 만들기 위해 작업하는 봄처럼 그렇게 부지런히 살겠다.

 

#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항상 꿈을 가지고 살겠다. 학보사에 들어가겠다던 꿈이 이루어진 지금, 이 기회를 소중히 여기며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키워내는 봄처럼 내 꿈도 그렇게…

 

#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들에서

솟는 대지의 눈.


항상 봄처럼 새롭게 살겠다.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에 의문을 가지고 관습과 전통에 안주하지 않으며,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데 게으르지 않겠다. 매번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그러나 매번 다른 모습으로 솟아나는 대지의 눈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시작을 앞두고 늘 다짐을 한다. 이번만은 꼭 지키겠노라고 또 한 번 자신을 믿어본다. 그 믿음에 성공률 따위는 적용되지 않는다. 스무 번의 작심삼일을 경험했다 하더라도 스물한 번째에는 어김없이 계획하고 결심한다. 그러나 삼일을 버티게 해주는 그 다짐이 없었다면 스물한 번째의 계획은 없을지도 모른다. 오늘 나의 봄 타령이 적어도 삼일 이상 갈것임과 내 학보사 생활의 두 번째 다짐에 없어선 안 될 소중한 것임을 믿는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