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에 따른 적절한 교체 요구

 

방학이 끝나고 오래간만에 교문을 들어섰을 때, 「이화광장」이라는 이름의 대자보판은 저만치 「이대오르기」라고 명명한 제단 옆에 초라하게 서 있었고 그 자리에는 거의 완성되어 제모습을 갖춘 박물관이 우뚝 솟아 있었다.

 대학사회만이 갖는 독특한 홍보매체인 「대자보」.

 대자보는 그저 하얀 종이와 매직펜만 있으면 그 누구라도 자신의 주장을 다수의 사람들에게 펼 수 있다는 개방성과 자유스러움을 큰 특징으로 갖는다.

 따라서 우리는 대자보판에서 참으로 다양하고, 혹은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편 글들을 보면서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알게되고, 때로는 소홀하게 지나쳤던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한다.

 또 한가지, 대자보판에서 각종 모임이나 공연등에 관한 정보를 우리는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정보의 근윈인 대자보판이 「이대오르기」계단 옆으로 밀려난 것을 보면서 우리 이화대학의 좀더 효과적이고 활발한 대자보 문화를 위해 몇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우선 대자보판이 몹시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마련되어있는 곳은 정문앞, 아니 이제는 계단 옆에 위치한 「이화광장」과 후문앞, 사대앞, 이렇게 세군데인데 이는 우리 학교의 넓이나 학생 수를 생각해 볼 때 터무니 없이 부족하며 더구나 새로이 옮겨진 「이화광장」은 너무 구석에 위치해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볼 수 없다. 그래서 가능하면 더 많은 학생들이 접할 수 있도록 정문에서 미대로 올라가는 길 쪽으로 새롭게 설치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또한 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법정대, 도서관 쪽에도 대자보판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대자보를 오랜기간 방치해 두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자보나 모임, 공연등에 관한 포스터를 붙이는 것으로 자기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지, 무엇이든 붙이고나면 그것으로 끝이다. 따라서 오래도록 방치되어 바래고 너덜너덜해진 대자보나 시기가 지난 각종 포스터들이 보기 흉하게 매달려 있는 것을 심심챦게 볼 수 있다. 대자보가 갖고있는 「시의의 적절성」이라는 특징을 위해서는 항상 새로운 내용을 이화인 모두에게 공급하려는 노력이 서로에게 필요하다.

 대자보가 좀더 학내의 효율적인 사건전달을 위한 매체로 자리잡는 것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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