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 전 “여자도 사람이외다”라는 한 여성의 외침이 있었다. 22일(수) 오후1시 이화 포스코관 252호에서 열린 ‘제8회 나혜석 바로알기 국제 심포지엄’은 시대를 앞서나가 불꽃같은 인생을 살았던 여성화가이자 작가인 나혜석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자리였다.

이날 세션은 동국대 조은(사회학 전공)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패널들의 발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첫 번째로 경원대 윤범모(회화학 전공)교수 는 나혜석의 ‘정월현상’과 사회적 반응을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나혜석의 미술 작품이 현존하지 않는 주된 이유를 페미니즘을 허용하지 못한 당시 사회의 마녀 사냥 때문이라고 보고 “나혜석은 그러한 사회상 속에서도 예술가적인 기질로 자유를 추구한 신여성”이라고 평가했다. '정월 현상'은 나혜석의 호인 정월을 따 만든 말로 나혜석의 당시 파격적인 행동들이 사회적 맥락에서 갖는 의의를 일컫는다.

나혜석에 대한 역사학적 접근을 시도한 수원대 박환(사학 전공)교수는 발제를 통해 식민시대를 살았던 여성 민족주의자의 모습을 강조했다. 또 서울대 미술대학 문정희 강사는 나혜석이 공부했던 당시 일본 여자 미술학교의 미술 경향을 근거로 인상파의 영향을 받은 그의 그림세계를 소개했다.

이밖에 희곡 ‘인형의 집’의 주인공 노라와 나혜석을 비교해 공통점을 찾아본 해석, 나혜석의 몸을 통한 글쓰기를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풀어내려는 시도 등 다양한 작업이 이뤄졌다. 동국대 유지나(영화영상 전공) 교수는 "나혜석 생애 전반에서 이뤄진, 자기 속 '주체'를 확인하는 행위와 그것을 생각하는 행위는 상류 엘리트 여성의 지위를 거리의 행려로 바꿔 놓았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어느 문학보다도 더 강렬한 몸으로, 피로 쓴 텍스트라 할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워싱턴대 Tani Barlow 교수는 중국의 근대 여성을 통해 본 당시 식민지 여성의 생활을 살피고 나혜석이 살았던 시대와 당시 여성의 특징을 제시하기도 했다.

좌장을 맡은 조은 교수는 대해 “나혜석 학술대회가 해를 거듭하면서 그를 페미니스트적으로 해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특히 이번 세미나는 매장됐던 여성을 새로이 재해석하고 이전의 해석을 뒤짚는 새로운 분석이 많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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