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ex university 정치학과 교수 Vicky Randall(비키 랜달) 인터뷰

"여성과 정치"의 저자이자 "영연방과 비교정치 학술논집"(Journal for Commonwealth and Comparative Politics)의 공동 편집장인 영국 Essex university 정치학과 교수 Vicky Randall(비키 랜달)은 여성 할당량, 여성과 정당, 개발도상국의 정당 문제 등 지배와 정치 분야 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제 3세계" 국가에 관한 책을 많이 쓴 그는 특히 인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최근에 "비교정치 학술논집"에 실린 논문도 인도의 여성 할당량에 관한 것이다. 인도가 아직 여성 할당량 제도를 실시하지 않고 있고, 이 것이 현재 논쟁거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도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아버지와, 인도 정치를 가르치는 친구의 영향으로 인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또 최근 랜달은 "개발도상국"의 정당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중이다. 현재 그는 이 주제에 관한 책을 쓰고 있으며, 이에 대해 장차 더 연구를 심화시키고자 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스리랑카 같은 가부장적인 사회에서도 여성이 꽤 높은 정치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의 여성들이 점진적인 변화를 일구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남편은 그가 여성학 연구를 하는데 있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랜달이 내년 스웨덴에서 의장직을 맡게되자,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는 딸을 남편이 돌보기로 했단다.

랜달은 가족 내의 성역할과 그것으로부터 야기되는 문제에 관해 굳건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남편에게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한 여성이 남편을 살해한 사건을 들은 그는, 여성이 경제적으로 독립해 나가고 남성이 이것에 위협을 느끼게 될 때 이러한 가정 내 폭력이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가정 폭력은 전 세계, 모든 계층에서 일어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여성운동은 사법 제도의 변화와 여성의 권리를 지지하는 "인정있는 여성판사"의 증가, 여성들을 교육시키는 NGO의 활동, 가정 폭력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찰 등으로 인해, 운동이 시작된 이래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랜달은 이것이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가정 폭력과 여성의 권리에 관한 사회적, 법적 태도가 바뀌더라도, 이는 단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데 불과하죠. 이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때문에 랜달은 한국 등지에서 여성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힘이 모아지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여성들은 그들의 힘에 대한 감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영국과 한국, 콜롬비아의 여권운동을 비교했다. 영국에서는, "F word"와 같은 몇몇의 인터넷 웹사이트가 운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켐페인 운동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한국과 콜롬비아에서는 여권운동이 이제 막 시작했고,  "성난 여성"들이 많이 있다고 말하며, "더욱 생생한 여권 신장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현장에 있는 것은 정말 짜릿한 경험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록 영국의 여성운동이 "죽어가고는" 있지만, 여성의 권리에 대한 인식은 미디어--TV 연속극과 같은--등의 주류 문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영국에서 여성의 권리는 이제 일상적인 생각과도 같죠" 하지만 그는 이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무슨 일이 일어날 때,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거나 여권에 대해 여성을 교육시킬 수 있는 단체는 언제가 사라지고 없을 지 모릅니다."

그는 이 여성학 대회가 전에는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실제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이전에 만나지 못했던 사람을 만나 점심식사를 나눴다고. 또한 그는 이 대회가 한국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는 관광을 갈 수도 있고, 현재 묵고 있는 롯데 호텔보다 "덜 호화로운" 다른 숙소를 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녀 자신을 칭하기도 하는 "구세대" 페미니스트와 "신세대" 페미니스트에 관한 시각을 드러냈다. "구세대 페미니스트는 젊은 페미니스트들이 그들 방식대로 일할 수 있게끔 도와야 합니다." 랜달은 가정 내 남성의 역할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데에는 많은 방법이 존재하며, 이는 개개인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그는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하며, 젠더 이슈 내의 문제 및 해결책 분야를 탐구하는 젊은 여성들을 격려했다.

사진: 랜달은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인맥을 쌓을 수 있고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는 것이 이번 세계여성학대회의 가장 좋은 부분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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