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차 세계여성학대회는 우리 학교 외에도 서강대·숙명여대·연세대가 함께 준비하는 행사다. 이화의 울타리를 잠시 빠져나와 이들 학교에서는 여성학이 어떻게 연구되고 있는지 살짝 들여다보자.

서강대의 여성학은 남성도 주체적으로 참여해 양성 평등 연구가 이뤄진다는 점이 가장 독특하다.

이런 학풍을 반영하듯 서강대 여성학 연구 교수진은 다양한 전공의 여성 5명·남성 4명으로 남녀가 동등한 비율로 이뤄져 있다. 이는 여성이 다수인 타대 여성학 교수진과 대조적이다. 정유성 교수(사회교육학 전공)는 “교육·사회복지·정치학 등 범학문적인 다양한 시각으로 젠더를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서강대-양성평등 꿈꾸는 젠더 스터디

서강대에는 1999년 여성학 연계전공이, 지난 학기 대학원에는 협동과정이 생겨났다.
한 학기에 한 번 여는 ‘살림 마당’은 여성학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주최하는 행사다. 이는 주제선정에 있어 여성에만 갇히지 않고 남녀 모두 고민할 수 있는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양성평등의 특징을 나타낸다. 발제·연극 등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다른 여성학 과목의 수강생과도 생각을 교류할 수 있어 여성학에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연대감을 가질 수 있다. 17일(화)에 열린 이번 살림마당에서 ‘군사문화’를 주제로 발표했던 사성원(신방·3)씨는 “수업 때 나누지 못한 얘기를 좀 더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어 자유로웠다”며 행사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숙명여대 여성학 연구의 기초와 중심 역할은 ‘아시아여성연구소’를 떼놓고 말할 수 없다. 이곳은 아시아 여성학 분야에 있어 국내 최초로 아시아 여성학을 연구한 기관이다. 숙명여대에서는 1960년 9월에 설립된 이 연구소를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 여성 문제·미래 여성 교육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숙명여대-최초의 아시아 여성연구소
숙명여대에서는 1981년에 학부 교양과목으로 ‘여성학’이 처음 개설된 이래 ‘여성과 리더십’등 학생들의 흥미를 끌만한 교과가 생겼고 이는 여성학 연계전공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또 대학원에 여성학 협동과정도 추가돼 여성정책·페미니스트 사상 등 여성학과 관련된 다방면의 주제를 다룬다.

여성학 전공주임을 맡고 있는 전경옥 교수(정치외교학 전공)는 “앞으로의 연구는 여성리더 육성 이론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세계의 이슈를 주제로 한 현실에 바탕을 둔 연구·남북한 여성 간 학술교류 체제 구축 및 공동연구 등의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연세대-여성커리어 개발로 실질적 연구

‘연세 여성인력개발연구원’은 연세대 여성학 연구 특징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곳이다. 연세대는 대학 내 최초로 여성 인력개발에 연구의 중점을 두고 제도적 지원을 한 곳이다.
사실 연세대에 여성학 과정이 들어선 것은 최근의 일이다. 문화학과 대학원 협동과정의 일환으로 2001년 여성학 석·박사 과정이 생겨난 것. 이어 2002년 12월에 연세 여성인력개발연구원이 설립된 것을 계기로 연세대에서는 이론에만 치우쳐 있던 기존 여성학 연구보다는 여성 커리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여성 커리어와 리더십’과목을 수강했던 심혜리(신학·4)씨는 “수업을 듣고난 후 여성에게 있어 경제적 독립성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됐고, 이를 계기로 좀 더 나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학문연구 방향과 더불어 연세대 총여학생회에서는 여성학 관련 서적과 자료를 모아 총여학생회실에 작은 여성학 도서관인 ‘페미너리’를 꾸미는 등 여성학에 관한 학생들의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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