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해도 화장실 휴지통에 가득 찼던 쓰레기, 강의실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빈 깡통이 오늘 아침 학교에 와보니 말끔히 치워져 있다. 새벽부터 학교 곳곳을 뛰어다니는 학내 미화원 아주머니들의 바쁜 손놀림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오전6시30분, 학내 미화원 아주머니들의 하루 일과는 시작된다. 우리 학교에는 총 147명의 미화원 아주머니가 있다. 그 중 총무과 소속 상용직 미화원이 14명, 나머지 133명은 용역업체 소속이다. 우리 학교에서 30년째 근무하고 있는 상용직 미화원 추명자 반장은 “새벽6시면 이미 대부분의 아주머니들이 출근해서 일을 시작해요. 퇴근 시간은 각각 다르다”고 말한다.

푸른색 제복 차림의 미화원 아주머니들이 가장 먼저 청소를 하는 곳은 주로 강의실·화장실이다. 강의실이 많아 학생들로 붐비는 학관·이화­포스코관(포관)과 학생문화관은 건물 내부의 쓰레기 양이 많기 때문이다.

포관 미화원 휴게실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강의실에 가보면 학생들이 다 먹은 도시락·우유컵·물병이 제사지내는 것처럼 책상 위에 죽 올려져 있어요. 더욱이 먹다 남긴 음료수 캔은 일일이 내용물을 비워서 버려야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죠”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옆에 있던 또다른 미화원도 “화장실은 더해요. 왜 그렇게 볼일을 보고는 물을 내리지 않고 그냥 나가버리는지. 생리대라도 돌돌 말아서 휴지통에 넣어주면 좋으련만 그냥 펼쳐서 넣어버리니 원”이라고 한마디 거든다.

미화원 아주머니들은 청소 외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학생들에게 자신이 먹다 버린 쓰레기를 치워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하면 일부는 “우리가 버려야 아주머니들이 이 학교에서 일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반문하기도 한다. 화장실에 붙여 놓은 홍보 전단지를 뗀다고 항의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러나 전단지를 붙이는 학생은 많고, 이를 떼라는 학교 측의 지시가 내려오다보니 아주머니들은 “어쩔 수 없이 수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화장실이나 벽에 낙서를 하는 학생들도 많아요. 하지만 낙서는 한번 쓰면 잘 지워지기 않기 때문에 페인트 칠을 다시 하거나 화장실 문을 교체해야 하는 경우까지 생겨요”

정신없이 오전의 일과를 마치고 나면 미화원 아주머니들은 오후2시쯤 늦은 점심을 먹는다. 집에서 싸온 밥과 반찬으로 서둘러 끼니를 때운다. 오후3시부터 다시 일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휴게실 밖으로 나가던 한 아주머니가 “교수님들이 수업 끝날 때 ‘자기 자리 쓰레기는 스스로 치웁시다’라고 학생들에게 얘기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한마디라도 해준다면 많이 좋아질텐데 말이죠”라고 말하자 여기저기서 “그렇게만 해주면 정말 감사하죠”라고 동조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분리수거·뒷처리는 우리 아줌마들이 할께요. 학생들은 어디든 좋으니 자신이 먹은 쓰레기를 밖에다 제대로 버려주세요. 그것만 지켜주면 돼요” 이화인들에게 당부하는 미화원 아주머니들의 바람이다. 그 바람을 안고 미화원 아주머니들은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주히 학내 구석구석을 쓸고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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