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출판사 편집장들에게 ‘21C를 이끌어갈 차세대 작가로 꼽힌 바 있고, 지난해에는 문단의 주요한 상을 휩쓴 소설가 김영하. 은은한 조명, 한 쪽 벽을 빽빽히 채운 책들이 인상적인 연구실을 둘러보며 ‘펜’으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그와의 특별한 인터뷰를 시작했다.

“잘해봅시다!” 혹여 무미건조한 인터뷰가 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기자에게 그가 건낸 첫마디다. 그의 이 한 마디로 긴장되고 어색했던 분위기는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적절한 예와 유머를 사용하며 즐거운 대화를 이끄는 모습에서 그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인터뷰 중간에 가수 이적 씨와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가수와 관객이 열정적으로 하나되는 가수 이적의 콘서트. 공연이 끝난 후, 이적 씨는 그를 보자마자 “형은 끝까지 안 일어나시더군요”라는 말을 던졌다고 한다. “그렇게 열광적인 공연을 하면서 어떻게 나를 계속 주시할 수 있느냐”는 그의 볼멘 소리에 우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그의 남다른 고양이 사랑이 화제에 올랐다. 그는 “주워다 기르고 있는 ‘방울이’는 자태가 남다르고 매혹적”이라며 자신의 고양이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는 우리가 싸인을 부탁하자 동글한 눈과 네 가닥의 수염이 인상적인 고양이를 그려주기까지 했다.
‘작가 김영하는 차갑고 말수가 적을 것’이라 생각했던 우리의 예상은 약 2시간 동안의 인터뷰를 통해 보기 좋게 빗나갔다. 기자가 가졌던 편견의 자리엔 어느새 삶과 작품에 대한 그의 솔직하고 담백한 대답들이 가득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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