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화)은 76기 수습기자 면접시험날이었다. 이 날은 다른 어떤 누구보다 기다려왔던 날이기도 하다. 이날 뽑힐 76기 수습기자들을 방학부터 교육시킬 사람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아이들이 1차 시험을 통과하고 올라왔을까, 또 어떤 지원자가 어떤 성격과 특성을 갖고 있을지 며칠 전부터 궁금해서 꿈에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수습기자 지원자를 직접 면접하고 평가하는 일은 교수님·부장·차장의 역할이다. 따라서 정기자는 지원자들을 면접장까지 안내하고 유의사항을 일러주며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맡게 된다.

드디어 오후6시30분, 하나 둘 씩 지원자들이 학보사 편집실에 모이기 시작했다. 살짝 눈치를 살피며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지원자들을 보니 바로 일년 전, 내가 처음 수습기자에 지원했던 일이 떠올랐다. 학보사에 지원하기 전 학생문화관 앞 숲에서 학보사 선배를 본 적이 있다.

청바지에 티셔츠와 운동화 차림에 카메라를 갖고 학내 곳곳을 취재하는 모습를 보고 ‘기자의 전형’이라고 믿어버린 나. 그 선배를 떠올리며 잘 입지 않던 면 셔츠에 헐렁한 면바지와 운동화까지 신고 2차 면접을 보러 학보사에 왔었다. 그러나 이게 웬 일, 다른 지원자들은 물론이고 학보사에서 우리를 맞아 주던 선배들도 모두 예쁜 치마에 화장까지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나중에 선배들한테 들으니 그 날은 지원자들도 학보사에 처음 오는 날이지만 학보사 기자들에게도 ‘손님’를 맞는 날이라 신경 쓴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 다 예쁜 모습에 놀라 안절부절했던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지원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저한테는 질문을 3개밖에 안하셨는데, 혹시 맘에 안드시는건가요?”에서부터 “저는 하는 말마다 반박하셔서 너무 길어졌어요. 말을 잘못했나봐요”까지 걱정하던 지원자들. 그들은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30일(월) 발행될 학보 한켠의 76기 수습기자 합격자 명단을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여러분, 너무 걱정마시고 다음 주 학보를 기다려주세요. 만약 이름이 없더라도 11월, 또 한번의 기회가 있으니 너무 낙담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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