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이 진짜 봉사”라는 신수정(의학·3)씨와 신유정(의학·3)씨. 그들은 사회봉사센터(home.ewha.ac.kr/~sscenter)의 <해외의료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1월22일~29일 베트남 하노이 근교로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그들은 우리 학교 의대 정구영(응급의학 전공) 교수, 전윤식(치의학 전공) 교수, 정우식(비뇨기과학 전공) 교수를 도와 진료 전에 혈압을 재고 예진을 하는 활동을 했다. 신유정씨는 “현지에 가보니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많았는데 정작 활동은 수술보다 내과 진료가 주를 이뤄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간단한 수술로 해결할 수 있는 언청이나 백내장 등의 증상을 가진 환자가 많아 더욱 안쓰러웠다는 것이다.

 그는 “그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한 것 같아, 진짜 의사가 되면 다시 꼭 베트남에 가서 실질적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신수정씨도 “학생 때 직접 이런 실상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신수정씨는 “봉사활동을 온다고 현지 사람들이 환영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들은 처음에 현지 사람들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었다고 한다. 차가 막혀 30분 정도 늦게 도착해 진료를 늦게 시작하게 되자, 많은 환자들이 화를 내기도 하고 새치기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예상과 달리 현지인들이 영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해, 간단한 말 한마디조차 일일이 통역을 거쳐야 했다고 한다.

 그들은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 가졌던 의욕이 힘든 현실 앞에서 점차 사그라들어 더 힘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신수정씨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해서 마음을 열지 않고 무조건 짜증을 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다음날 혈압을 재며 손을 잡아주니 빙그레 웃는 환자들을 보며 이를 깨달았다고 한다. 말은 알아듣지 못해도 그들에게 미소를 짓는 등 작은 행동으로 먼저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마지막 날 그들은 고아원을 방문했다. 신유정씨는 “미리 알지 못하고 갔기 때문에 그곳의 아이들을 봤을 때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선천적으로 눈이 없는 아이, 팔다리가 없는 아이, 뇌가 작은 아이가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방치돼 있어 베트남의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었다고.

 그는 “봉사활동이라고 해서 눈에 띄게 좋은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기존의 내 사고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눈에 보이는 봉사를 하기보다 진심으로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함께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몸이 아픈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들은 ‘봉사’란 의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그 나라의 문화를 잘 알고 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의료봉사만 주력하는 것보다는 현지 사람들과 어울리고 정을 나눌 수 있는 교육이나 놀이 등의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봉사를 다녀온 후 “뿌듯했지만 한편으로는 베트남과 같은 오지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앞으로 의사가 되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는 신수정씨와 신유정씨. 몇 년 후 지금 꿈꾸는 의사가 돼, 의료봉사를 위해 다시 베트남을 찾을 그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