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엄하신 교수님이 ‘홍식이’로, 경제학 용어인 엥겔계수는 ‘엥겔쥬스’로. 19일(목) 본관 앞 숲 길, 경제학과 장터 ‘홍식이네’는 발칙한 상상력을 선보였다. ‘홍식이네’의 인기메뉴인 ‘보이지 않는 손대볶음’과 ‘규모의 김치전’을 맛보려 몰려드는 이화인의 물결에 본관 앞은 북새통을 이뤘다. 사회대 안홍식 학장(경제학 전공)까지 장터에 끌어들인 이들의 신선한 파격은 이날 이화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쯤되면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장터 이름이 특이하다. 특별하게 정한 이유가 있다면.
우리 학생회는 참여에 소극적인 이화인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무엇이든 특이하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선본 이름도 ‘숟가락’이었으니 말이다. ‘홍식이네’란 이름은 어떤가? 재미있고 정겹지 않은가? 교수님께서도 이를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이 이름이 이화이언에서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고 들었다.

-메뉴 이름도 예사롭지 않은데 어떻게 이런 이름을 붙이게 됐나.
보이지 않는 손·규모의 경제·엥겔계수 등은 모두 ‘홍식이네’의 주인공 안홍식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경제원론에 등장하는 개념들이다. 장터 이름도 이름이지만 이런 특이한 메뉴 때문에도 더 인기를 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터가 좋았던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이외에 다른 장터와 차별화를 둔 부분이 있다면.
경제학과 교수님들께는 김치전 무료 쿠폰을, 즉석에서 경제원론 OX 퀴즈를 맞힌 이에게는 500원 할인 혜택을 주는 등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세웠다. 특히 싸이월드 쪽지로 공지한 암호를 말한 경제학과 학생들에게는 엥겔쥬스를 무료로 제공했다. 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경제학 용어‘스태그플레이션’이 바로 우리의 암호였다.

-이번 대동제를 치르고 난 소감은.
우리 학교 대동제 장터는 오후6시까지 모든 정리를 끝내고 철수해야 한다. 때문에 다른 학교 학생들이 우리 학교를 찾아 올 경우 학교를 한 번 둘러보는 것으로 그치기 일쑤다. 또 이화인들의 저조한 참여도 아쉬운 부분이다. 대동제는 학생회만의 축제가 아니지 않는가. 많은 이화인들의 관심으로 대동제가 모두의 축제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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