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 기자는 내 직업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내게 주어진 또 하나의 역할일 뿐이다. 그리고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말하기엔 솔직히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하지만 나는 학보사에 서서히 중독되고 있다. 실제로 나는 학보사 기자라는 것에 너무 중독된 나머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역할병을 앓는 내 모습을 종종 발견한다.

# 맥(매킨토시 컴퓨터)에 중독되다.

수습일기·못다한 이야기에 종종 등장하는 맥(MAC)이 무엇인지 이제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혹시나 아직도 모르는 분을 위해 설명하자면, 맥은 학보사에서 쓰는 맥킨토시를 지칭한다. 이 ‘맥’이라는 물건은 일반적으로 쓰는 IBM컴퓨터와는 좀 다르다. 일례로 특수문자를 입력하려면 일반 컴퓨터 키보드의 ctl 과 같은 위치에 있는 option 을 누르고 지정된 숫자 네 자리를 눌러야만 한다.

처음에 기사를 쓸 때는 그런 방법이 낯설고 복잡하게만 느껴졌었다. 하지만 어느새 한글 파일로 레포트를 쓰다가도, 특수문자를 입력하기 위해 ctl키와 숫자키를 열심히 누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이제 한글보다 맥에서의 문서 작성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 심지어 집에 맥 한 대를 사다놓고 싶은 충동까지… 완전 맥 중독!!!!

# 취재에 중독되다.

5월은 축제의 달이다. 학교는 축제 분위기로 한껏 들떠있다. 학생된 도리로써, 참여도 좀 해보고 구경을 다니다보니 마음도 붕 뜬 것만 같다. 그러다 마침 짬이 나서 친구들과 함께 다른 학교 축제에 놀러가기로 했다. 여대를 다니다보니 “공학의 축제는 뭔가 색다른 것이 있겠지…?”라는 기대를 품고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다. 무대에는 응원단이 올라가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했지만 그 노력이 무색할만큼 학생들의 반응은 저조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든 생각은 “음…여기도 참여율이 저조하구나, 축제 호응도 낮은 것이 대체적인 문젠가?”였다. 그와 동시에 어떻게 기사를 써야 할 지, 어디에 취재를 다녀야 하는지가 눈 깜짝할 사이에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스트레스를 떨치기 위해 놀러간 축제에서도 취재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 학교는 어디에 학보를 배치하는지, 학생들이 돗자리 대신 학보를 깔고 앉진 않는지 신경은 온통 그 쪽으로 쏠려있었다. 정말 취재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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