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앞’하면 떠오르는 말로 ‘옷가게·미용실이 많은 곳’이라고 대답하는 쇼핑객들. 이화인들은 우리 학교 앞에서 이대역 사이를 가득 메우고 있는 상점들과 외부에서 온 쇼핑객들을 마주하며 통학로 조차 안전하게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서대문구청이 교육환경개선을 목적으로 세운 학교 앞 도로정비사업조차 오히려 상업화에 악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찾고 싶은 거리’ 계획에는 서대문구청과 대현동 일대 상가 주민들, 그리고 우리 학교의 강미선 교수(건축학 전공)·최경실 교수(환경디자인 전공)·조영식 교수(산업디자인 전공) 등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해왔다. 일방적인 정부 주도의 사업이 아닌 정책이 시행되는 지역의 주민과 인근 지역 학교와 함께 진행하는 도로정비사업의 목적은, 이대앞 거리를 캠퍼스와의 조화 속에서 보행자 중심의 안전한 거리로 조성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보도 확장·간판정리·전선지중화(전선을 지하로 내리는 것) 등으로 구성되며 현재 공사 발족을 위한 사전 준비단계에 이른 상태다.

그러나 2005년 4월6일(수) 중앙일보 16면에 게재된 ‘예스에이피엠(yes apM)’ 전면 광고에서 도로정비사업이 ‘올해 말 서울의 대표적인 걷고 싶은 거리로 탈바꿈할 예정’이라는 문구와 함께 상업적 투자를 조장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청은 “사업 목적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답변했다. 또 광고를 게재한 ‘yes apM’에서는 “상가 주변을 정리하는 도로정비사업을 광고에 활용하면 대현동 일대가 상업지구로서 가치가 상승해 투자가 활성화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현제1구역주택개량재개발조합의 유석청 조합장도 “도로정비가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서대문구청의 ‘찾고 싶은 거리’ 계획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우리 학교 조영식 교수(산업디자인 전공)는 도로정비사업에 대해 “도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화인의 안전이 우선”이라며 “상업으로만 이용되는 것을 막고 대학과 함께 어우러지게 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문화의 거리로 학교 앞 거리를 조성했지만 결국 상업화에 밀려 실패한 홍대의 경우를 거울삼아, ‘찾고 싶은 거리’가 상업적 홍보 수단으로 전락해 쇼핑객들만이 찾는 거리가 아닌 이화의 문화와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거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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