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중도)에서 인턴십 활동을 하는 조아라(섬예·3)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갑·핸드폰·파우치 등을 넣어둔 가방을 열람실에 놓고 일하던 사이 가방이 없어진 것. 후에 그 가방이 화장실에서 발견됐지만 화장품이 들어있는 파우치와 지갑 속의 현금 5∼6만원은 없었다.

학생들이 도난 당하는 것은 현금·지갑 뿐만이 아니다. 중도에서 중간고사를 준비하던 이수경(생활·1)씨는 전자사전을 도난 당했다. 답답한 마음에 ‘전자사전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붙였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그는 “어엿한 성인인 대학생이 이런 철없는 행동을 하다니 실망”이라며 분개했다.

중도는 이같은 자유열람실 내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각 열람실에 ‘가방 및 소지품 분실에 주의하라’는 문구를 부착했다. 또 현관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수시로 열람실을 순찰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만으로 이화인들의 불안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다. 김민선(중문·2)씨는 “보안이 미흡하기 때문에 잠깐 자리를 비울 때도 모든 소지품을 챙겨간다”고 말했다.

이같은 도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성균관대·숙명여대 등 많은 학교에서는 도서관 내 CCTV 설치를 고려 중이다. 국민대는 이미 2002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CCTV를 설치했다. 다만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반대하는 학생들을 위해 3개 층의 열람실 중 2개 층만 가동 중이다. 이후 도난 관련 문의는 1년에 4∼5건 정도로 확연히 줄었고 만약 도난 사건이 발생해도 CCTV 녹화 화면을 통해 100% 범인 색출이 가능하다. 국민대 도서관 김원중 직원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CCTV 관리는 한 명의 직원이 전담하고 있으며, 요즘 나머지 1개 층에도 CCTV를 설치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한양대의 경우 학생들로 구성된 도서관 자율위원회가 도서관 내 환경·도난 등의 문제를 담당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한편, 우리 학교도 2002년 경 중도 열람실 내부 CCTV 설치에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설문조사 참여자 수가 도서관 이용자의 1%에 못 미쳐 무산됐다. 이에 대해 도서관 정락춘 정보봉사과 과장은 “CCTV는 사회적으로 찬반 양론이 뜨겁기 때문에 섣불리 설치를 결정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