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포드 코폴라/1972/175분/미국

‘나는 실패했다. 나는 걸죽하고 추잡한 소설을 집어 들어, 그것을 어두운 방에 앉아 이야기 하는 몇 명의 남자들에 대한 영화로 바꾸어 놓았다.’ 코폴라 감독의 염려와 달리 그 이야기하는 남자들은 매력 있었고, 보는 이로 하여금 그 무게를 실감하게 만들었다. 어두운 방의 몇 남자들의 죽고 죽이는 복수로 점철된 삶이 단순히 멋있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말론 브랜도에게 ‘대부’는 끌리는 기회였다고 한다. 이제까지 완벽히 자신을 위장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 역은 그를 완전히 감 출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대부’에서 47세의 말론 브랜도는 진정 65살의 이탈리아인 대부였다. 말론 브랜도가 아닌 정말 ‘대부’의 모습에 압도되고, 목에 솜뭉치를 넣고 시근덕거리는 목소리로 영화 내내 카리스마를 풍기는 그에게 압도된다. 살인에 관해 이야기 하면서 다정하게 고양이를 쓰다듬는 그의 모습에서 공포와 부드러움을 느낄 것이다. 그렇게 그는 손자와 놀아주다가 화단에서 힘없이 쓰러질 때까지 대부를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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