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ve a good time, KTF’라는 광고 속 멜로디를 기억하는가. 피자헛·코카콜라·현대해상 하이카 광고에 흐르던 음악을 즐기거나, 이미 자신의 홈페이지에 배경음악으로 등록한 이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친숙한 음악을 만들어낸 사람이 광고음악감독 김연정(경영·00년 졸)씨다. 모델같이 큰 키와 시원한 미소가 돋보이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주)닥터훅 광고음악감독 김연정(경영 00년 졸)씨 [사진:신진원 기자]
광고음악감독은 광고에 쓰이는 노래, 효과음 등 모든 음악적 요소를 창작한다. 그는 올해 광고음악을 만든지 7년째에 접어들어, 이 분야에서는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김연정씨는 “일이 많을 때는 한 달에 20개가 넘는 곡을 만들기도 한다”며 주로 밤을 새며 작업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꺼번에 너무 많은 작업을 해야할 때면 머리 속이 뒤죽박죽 복잡해져 가장 혹독한 슬럼프에 빠진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힘들 때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음악이 들어가게 될 광고의 콘티를 다시 읽으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쾌활하게 말했다.

그는 광고음악감독의 매력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주변사람들에게 ‘일중독자’ 또는 ‘쿨한 독종’으로 불린다는 김연정씨는 며칠 밤을 투자해 새로운 음악을 작곡했을 때의 기쁨은 말로 다 할 수 없다고 한다. “요즘은 중국이나 베트남의 고급 브랜드회사에서 광고음악을 요청해 오기도 한다”며 “나의 음악이 한류열풍에 기여하거나, 사람들이 내 노래를 흥얼거릴 때 가장 뿌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광고음악감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노력과 성실함도 중요하지만 이 분야에서는 ‘음악적 재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창작의 고통과 육체적 고통 등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인 만큼, 이 일을 하고 싶다면 정말 즐기며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정씨는 “낭만적인 음악을 작곡할 때는 종종 이화의 봄 풍경을 생각하곤 한다”고 한다. 그는 착실한 대학생활은 못했지만, ‘회계원리’·‘광고론’등의 수업에서 발표를 맡았던 경험이 사회에 나와 도움이 됐다며 그 강의를 후배들에게 추천했다.

또 그는 “광고음악이 아닌 다른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고 말했다. “게임 음악이나 영화 음악·애니메이션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도전해 볼 생각”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히는 그의 모습에서 멈추지 않는 열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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