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를 탓하지 마세요
학보사를 탓하지 마세요
  • 강아영 기자
  • 승인 200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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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사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내가 모든 것을 잘 해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학점 관리도 잘 하면서 동아리 활동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더불어 내가 그렇게도 바라던 학보사 기자도 훌륭히 해내리라 믿었다.

그 후로 1년, 내 의지와 기대는 어떻게 되었을까.

# 제발 현상유지만 해다오
남들은 토익·토플 준비를 위해 학원으로 가고 있을 때 나는 기획 꺼리를 고민하고, 친구들에게는 즐거운 금요일이 나에게는 기사와 고군분투해야 하는 날이다. 또 남들이 시험기간이라고 열심히 공부할 때 나에게 시험기간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지난 학점은 고사하고 이번 학기 학점이 지금부터 걱정되기 시작한다.

# 아가들아, 보고싶다
대학생이 되면 이웃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지난 날을 뒤돌아 봤을 때, 내 삶이 너무 이기적이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학하자마자 우리 학교 봉사 동아리에 문을 두드렸다. 처음엔 너무 작은 아기들을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 몰라 실수도 많이 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매 주 아기들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곤했다.

하지만 학보사에 들어오고 난 후, 기사마감으로 금요일 밤을 새면서 일요일에 늦잠 자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러다보니 시간을 맞춰 아기들을 보러 가야하는데 계속 지각하고, 어떤 날은 아예 가지 못하는 일도 생겼다. 이런 내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이는 것이 부끄러워 결국 동아리를 그만 두었다.

#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학보사는 이제 내 삶에 있어 뗄레야 뗄 수 없는 공간이다. 처음엔 나에게 기쁨과 보람을 안겨줬던 이 공간이 때때로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그러다보니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제대로 못하게 될 때는 학보사를 탓하게 되기도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학보사 때문만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이제 내 잘못을 학보사 탓으로 회피하지 말고 나에게 주어진 일에 더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지난 1년 간, 나는 실패와 좌절 그리고 실망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실패보다는 성공을, 좌절보다는 희망을 경험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결과의 원인을 학보사로 돌리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내 자신을 똑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비록 지금은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학보사를 퇴임할 때에는 학보사와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 이 두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았다고 자부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