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영문학을 전공하면서 영국 문학을 자주 접한 우리 학교 정혜진(영문·3)씨. 그는 전공 공부를 통해 영국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다,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 간 영국 맨체스터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연수를 다녀온 지 얼마 안된 그에게 영어권 어학연수 경험담을 들어봤다.

# 외국 학생들에게 영어 공부 방법을 배우기
그가 영어 수업을 듣던 ‘Manchester Academy of English’에서는 한국․일본 등에서 온 동양인 뿐만 아니라 프랑스․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의 학생들도 많았다. 그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그는 유럽 학생과 동양 학생의 학습 차이를 느꼈다고 한다.

"유럽 학생들은 문법을 잘 몰라도 말을 많이 하는 반면, 동양 학생들은 쑥스러움을 많이 타고 틀리는 것을 두려워해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문법에 연연하는 것보다, 많이 말하고 잘못된 것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연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그는 “외국에 가서 '학교-도서관-집'을 반복해서 오가는 것으로는 수확을 거둘 수 없다”고 말한다. 수업에 의존하거나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그 나라의 문화를 즐기고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 외국 생활을 즐기는 것이 영어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정혜진씨가 영어 공부를 한 맨체스터는 영국에서 런던 다음으로 큰 도시다. 또한 맨체스터는 아랍권과 아시아권 등 외국인들이 많아 외국인이 적응하기가 다른 곳에 비해 쉬운 편이라고 한다. 정혜진씨도 외국인 친구를 사귀면서 친구들을 초대해 비빔밥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이탈리아 친구 집에 초대를 받아 정통 이태리 음식을 맛보기도 했다.


# 한국인, 피하지 말고 적절히 교류하기
그는 “영어 연수를 갔다고 해서 한국인을 무조건 피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충고한다. 물론 한국인들끼리 같은 방을 쓰거나 몰려다니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어려울 때 자신을 이해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한국인들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수 기간 중에는 영어 실력이 향상된다고 느끼면서도, 상점에 가서 주인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이러한 사소한 스트레스를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서가 통하는 한국인들과 잘 지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 영국에서 누릴 수 있는 것
정혜진씨는 영국 연수 기간 중 가까운 다른 유럽 국가를 쉽게 여행한 점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인접 국가를 여행할 때는 한국에서 가족들이 건너와 함께 지냈고, 슬럼프가 찾아와 영어 공부가 힘들어졌을 때는 학원에 일정 기간 휴가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를 이용해 일주일동안 혼자 체코로 여행을 떠나 마음을 다잡고 오기도 했다.

그는 영국에서 외국인 학생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 주말에는 호텔에서 웨이트리스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는 “아르바이트는 길만 잘 찾으면 쉽게 할 수 있는데, 많은 한국 학생들은 영어로 일해야 한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어 잘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간단한 영어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니 직접 찾아 해보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혜진씨는 막연히 영어 실력을 증진시키고 싶다는 것만으로 연수를 떠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연수는 영어 공부만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그는 그 곳에서 직면해야했던 여러 상황에서 한국인의 관점으로만 생각해왔던 자신이 얼마나 작은 틀 속에 있었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그 틀을 깨고 좀 더 거시적인 안목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돌아왔다니 큰 수확을 거둔 셈이다. 이같은 자기 발전을 하는데도 영어 연수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그에게 어느새 영국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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