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정보관·주제관·복합문화센터 등 다양한 변화로 학문과 교육의 질 향상시켜

겉보기에는 조용한 도서관, 과연 그 속은 어떨까. 한 대학도서관 사서는 “도서관은 다이나믹한 현장”이라고 표현했다. 학생들은 대개 도서관을 ‘책의 저장소’혹은 ‘학습의 장’ 정도로 인식하지만, 최적의 정보 제공을 위한 각종 자료의 선정부터,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스템 개발까지 최근 도서관의 역할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1980년대 대학도서관의 전산화가 시작되고, 정보 매체의 전자화·정보 통신의 발달 등으로 1990년대는 전자 정보서비스의 도입이 활발해졌다. 이처럼 대학도서관은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 사회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학술정보관으로
“처음 학교에 와서 도서관이 보이지 않아 당황했는데, 학술정보관이 바로 도서관이라 신기했다”는 한양대 김용화(건축·2)씨의 말처럼 많은 대학도서관이 명칭을 ‘도서관’에서 ‘학술정보관’으로 바꾸고 있다. 기존 도서관은 자료의 대출·반납 위주였지만 학술정보관은 기존 도서관 역할에 인터넷 등 각종 매체의 학술정보를 검색·열람·이용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양대·성균관대·인하대 등 여러 대학이 학술정보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 [그래픽:진선영 기자/사진:신진원 기자/사진제공:중앙도서관]

◆같은 주제 정보자료는 한 곳에서
1990년대부터 대학도서관들은 ‘주제별 자료실’을 도입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양대는 1998년부터 과학기술·인문과학·사회과학 등의 주제자료실을 운영한다. 이는 단행본·학위논문 등 자료 형태에 따라 배열했던 것을 주제별로 통합해 배치하는 방식이다. 그 밖에 서강대·인하대 등 많은 대학이 주제관을 운영하는 추세다.

각 주제관은 참고봉사실을 마련해 ‘주제담당사서’가 이용자 질문에 맞춘 양질의 자료를 빠른 시간에 이용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외국 대학도서관에 석사 이상의 ‘주제전문사서’제도가 보편화 된 것에 비해 우리 나라는 아직 전문사서가 부족하다.
우리 학교도 헬렌관이 도서관이었을 때는 주제전문실을 운영했으나 현재는 폐지한 상태다. 정락춘 정보봉사과 과장은 “요즘은 경계가 모호한 학문 분야도 많아 인접학문 간 연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도서관에서 문화를 즐긴다
동국대는 올 해 3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등을 초청해 ‘동국사랑 수요음악회’를 열고 있다. 학생들에게 활력을 주고 도서관이 복합문화센터로의 역할도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또 멀티미디어실을 통해 학생들이 영화를 감상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국대 현민정(윤리문화·2)씨는 “보고 싶은 영화를 보며 공강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충남대와 서강대 등도 음악회나 저자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고 도서 판매전을 계획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서울 ㅎ대학 사서 ㄱ씨는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문화적 측면에 치중하다 보면 장서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한정된 예산으로 양쪽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대학도서관이 나아갈 방향은
대학도서관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학교 정동열(문헌정보학 전공) 교수는 “이용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학문과 교육의 질을 높이고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대학도서관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대학도서관은 대학의 심장이다. “대학도서관이 발전하면 연구 기반이 탄탄해지고, 산업과 학문 발전의 밑바탕이 돼 결국 국가경쟁력 향상을 이룰 수 있다”고 전하는 성균관대 도서관 학술정보팀의 정승찬씨의 말처럼 대학도서관은 사회 변화의 흐름과 추세에 발맞춰 이용자에게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