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나면 강산도 바뀌듯 지난 1990년부터 지금까지 1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이화인들이 즐겨입는 옷 스타일도 여러 번 바뀌어 왔다.

지금 보면 촌스러운 옷들이 유행하던 1990년대, 이화인들은 박스 티셔츠에 헐렁한 바지 등 큰 옷을 즐겨 입었다. 멋을 위해 일부러 본래 사이즈 보다 한 사이즈가 큰 옷을 사는 것이 옷을 잘 구입하는 하나의 요령이었다. 학교 앞에서 30여 년 동안 옷수선 가게 ‘영수선’을 운영해 온 이정세(59세)씨는 “칠부 바지가 유행이면 이대생들 대부분이 칠부 바지를 입고 다닐 정도로 유행에 아주 민감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입학식 때 선물로 정장을 받은 1학년들이 정장을 즐겨 입고, 오히려 고학년 일수록 캐쥬얼한 옷을 입었다. 또한 청바지를 일부러 찢어서 입는 것이 유행이었고, 고급 원단의 어머니 옷을 옷수선 집에서 고쳐 입는 학생들도 많았다.

반대로 1990년대 중·후반에는 몸에 딱 맞는 작은 옷이 유행했다. 이정세씨는 “이전에 헐렁하게 입던 자켓을 가져와 어깨에 달려있던 패드를 빼고 어깨는 좁게, 더블 단추는 싱글로 고쳐달라는 학생들이 많았다”며 “심지어 넥타이를 줄여달라는 손님도 있었다”고 말한다. 93학번인 이수향(비서학과·96년 졸)씨는 “과 티셔츠 마저도 ‘박스티’가 아닌 몸에 딱 맞는 ‘쫄티’로 맞춰 입을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정장처럼 깔끔한 옷을 즐겨서 입는 학생도 많았다. 이경진(일반대학원 복식디

▲ 2005년 현재. 유행에 따라 비슷하게 옷을 입기 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살려 자유롭고 편한 옷을 즐겨 입는다. 트레이닝 복을 과감히 외출복으로 입는가하면, 자신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독특한 의상들도 즐겨 입는다. 과감하게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높은 굽의 구두를 신은 이화인들도 쉽에 찾아 볼 수 있다. 60년대부터 내려오던 패션인 가디건을 짧은 소매 옷 위에 걸친 모습이 눈에 띄기도 한다.
자인 전공)씨는 “입학 당시 목이 패인 니트·가디건 세트를 비롯해 세미 정장 옷을 즐겨 입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IMF 한파로 이화인들의 옷차림에도 검소화 바람이 불었다. 이정세씨는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고 캐쥬얼한 옷을 많이 입기 시작해 학교 앞에 위치해 있던 다수의 구두방들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도 지속돼 지금도 학생들은 여전히 정장보다는 캐쥬얼한 옷을 많이 찾고 있는 추세이다.

2000년대 이화 안에서는 보다 더 다양한 스타일들이 짧은 기간동안 유행하고 있다. 초반에는 편한 면바지에 니트를 즐겨 입었고, 청바지에 스니커즈를 많이 신었다. 또 기지바지에 단화를 즐겨 신던 때도 있었다. 지난해부터는 편안한 트레이닝 복을 입거나 짧은 자켓에 세미 나팔바지를 입고 다니는 학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현재 이화인들은 유행하던 옷만 입고 다니던 예전과 달리 자신의 개성을 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독특한 옷차림을 선호한다. 이정세씨는 “요즘 학생들은 바지를 줄여도 티가 나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몸에 맞쳐 줄인다”며 “고가품으로 멋을 부리기보다는 저가품을 가지고 멋을 내는 센스가 늘어났다”고 현재 이화인들의 옷차림을 평가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