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만 같았던 휴간이 끝나고 제작이 다가왔다. 5월2일(월) 1265호 이대학보 테마기획면의 테마는 바로 ‘여행’이다.

여행, 이 얼마나 달콤한 단어인가. 사실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만해도 대학생이 되면 주말마다 엠티를 가고 방학이면 여행을 다니는 자유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을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학보사에 들어온 순간, 그런 나의 꿈은 이룰 수 없는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엠티는 매주 금·토에 이어지는 밤샘 제작과 날짜가 겹쳐 꿈도 못 꿀 뿐더러, 방학에는 방학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신없기 때문이다. 그 덕에 ‘심심해서 여행이나 가야겠다’ 혹은 ‘이번 방학에는 유럽에 가야겠다’며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친구들을 보면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같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이런 생활을 하는 내가 이번에 맡은 기사는 여행을 다녀온 이화인들과의 인터뷰였다. 미국·중국·네팔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여러 곳들을 다녀온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부럽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마음도 잠시,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비록 직접 다녀온 여행은 아닐 지라도 취재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을 보며 마치 그곳에 함께 다녀온 듯한 기분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렇다. 내가 학보사를 하는 이유는 바로 그런 것 때문이었다.

이제까지 내가 해보지 못한 일, 다녀오지 못한 곳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취재할 때마다 늘 새로웠다. 학보사 기자이기 때문에 처음으로 부여에도 가봤고, 평소 관심이 많았던 전시회에서 큐레이터와 얘기도 나눌 수 있었다. 학보사는 나에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미처 몰랐던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인 셈이다.

돌아오는 여름방학·겨울방학에도 긴 여행은 계획할 수 없겠지만 그런 것은 다음으로 미룬 채, 오늘도 취재로 떠나는 여행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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