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은 하나요∼양장점은 열이라네’이는 70년대 우리 학교 앞을 풍자한 노래가사다. 지하철 이대역에서 정문까지, 정문 앞에서 국철 신촌역까지를 아우르는 우리 학교 앞은 이처럼 오래 전부터 상권으로 유명했다.

4월15일(금)자 중앙일보 ‘이대 앞 50m는 기업들 입맛 연구소’기사를 쓴 이철재 기자는 이메일인터뷰를 통해 “이대 앞은 참 독특한 상권” 이라며 “이대 앞은 주 소비층이 여성이고 경사진 지형 위에 상권이 형성돼 있어 전세계적으로도 유래없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고 밝혔다.

2005년 5월 현재 학교 앞에 위치한 상가수는 일반음식업 365개, 미용실 125개 등이다. 비슷한 성격을 가진 성신여대 앞 상권이 음식점 59개, 미용실 22개인 것에 비해 상가 밀집 정도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대 앞 상권의 특징은 주 소비층이 10∼20대의 젊은 여성이라는 것이다. 우리 학교 정문에서 39년 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은하미용실의 한 디자이너는 “미용실 이용고객 뿐만아니라 쇼핑 하러 온 사람도 대부분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손님의 70%는 이대생이 아닌 외부인”이라 밝혔다.

또한 학교 앞에서 8년 째 한식집 ‘보통사람’을 운영하고 있는 허남희 사장은 “방학 때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 다른 대학 상권에 비해 하락폭이 작은 것도 특색이라고 꼽았다. 이는 소비계층이 단순히 이화인에 한정돼 있지 않고 소비계층에 외부인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

이대 앞 상권의 또 다른 특징에 대해 한국음식업중앙회 서부지회 김태완 총무부장은 “음식의 종류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가게 수명이 1년 이내로 짧고, 업종이 자주 바뀐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고객이 젊은 여성이라 새로운 취향에 따라 가게의 수명이 짧아지기도 하지만, 이대 앞 상가의 권리금과 월세가 워낙 비싸 손익이 맞지 않기 때문에 자주 바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대 앞 상가는 평당 3천만원∼8천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유동인구가 평일 10만·주말 20만명 이상이 움직이는 이대 상권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학교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ㅇ씨는 “2000년 이후 확실히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며 “이대 상권이 점점 죽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태완 총무부장은 “지금은 이대·신촌에 모이던 사람들이 모두 홍대쪽으로 옮겨간 상태”라며 이대 앞 상권이 예전 같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인터넷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조사한 ‘2004 3·4분기 수도권 권리금 변동률’에서 이대 앞 상권의 권리금은 20.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조사 대상 26개 상권 중 하락폭 1위를 차지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식집 ‘불밥’을 운영하는 이동영 사장은 “동대문에 의류쇼핑센터가 생기면서 쇼핑인구가 이동했기 때문에 그만큼 이대 상권의 가치가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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