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大學)은 '큰 배움을 얻는 곳'이라는 뜻이다.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인생의 근본적인 물음을 갖고 행동하며 진리를 탐구할 수 있는 사회적 특권이 주어진다.

<대학생나눔문화>는 이러한 대학생들이 ‘배움의 특권’을 실천하는 곳이다. 이 모임은 2000년 노동자 시인 박노해씨가 설립한 사단법인 <나눔문화 연구소>의 대학생 모임으로,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참사람의 숲' 만들기를 희망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에 <대학생나눔문화>에서 활동중인 고려대 박신우(철학·3), 서울시립대 이상훈(국사·2), 우리 학교 이지훈(사회·4)씨를 만나 <대학생나눔문화>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대학생나눔문화>에서 지향하는 가치관은 무엇인가.

▲ <대학생나눔문화>에서 활동중인 서울시립대 이상훈(국사·2)씨. [사진:신진원 기자]
-이상훈 : <대학생나눔문화>는 "청년은 지성과 행동의 두발로 선다"는 슬로건을 갖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가장 고통받는 이웃의 편에 함께 설 수 있는 참사람이 되는 것이 우리의 가치관이다.


#<대학생나눔문화>는 어떻게 시작됐는가.
-박신우 : 2002년 9월, 대학생 10명이 모여 ‘새로운 학생운동을 시도하자’는 모토로 모이게 됐다. 이 5명의 대학생들이 지인들을 소개해 지금은 3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구성돼 있는가.
-이지훈 : 대학생 나눔문화는 크게 '지성나눔'과 '행동나눔'으로 구성돼 있다. 지성나눔과 행동나눔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은 모두 함께 하되, 지성나눔을 기획하는 사람과 행동나눔을 기획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다.

지성나눔에서는 <고전100권 읽기>와 그 분야의 교수님들을 모시고 실시하는 <테마세미나>를 기획한다.

지성나눔과 행동나눔에는 코디네이터(cordinator)가 있는데, 이는 리더(leader)와는 다른 개념이다. 리더는 앞에서 조직원들을 이끌어나가는 개념이라면, 코디네이터는 친구들이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뒤에서 챙겨주는 조력자다. 예를 들면 물을 미리 떠다놓거나, 청소를 하는 등 보이지 않는 일들을 한다.

- 이상훈 : 행동나눔에서는 이렇게 지성나눔에서 갈고 닦은 실력들을 직접 현장에서 발휘할 기회를 제공한다. 크게 <사회실천활동>, <세계문화답사>, <문화감성키우기> 로 나누는데, <사회실천활동>에서는 뉴스브리핑을 통해 최근 사건이나 이슈를 토론하고 정세를 분석한다. 최근에는 프랑스 대학생들이 '기성문화의 전복'을 모토로 일으킨 <68혁명>과 <아시아 분쟁>에 대해 다뤘다. 또한 작년에는 전태일 열사 34기 추도식 참가, 반전 1인 시위 등을 했다. 공부방을 청소하거나 과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무료 교육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문화감성키우기>는 말 그대로 감성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공연, 연극 등을 함께 봄으로써 창조적인 나눔을 실현한다. 또한 어떤 친구는 음악감상을 준비해 오기도 하고, (음악이나) 시 감상을 함께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타르코프스키의 작품전을 함께 봤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씨도 함께 해서 좋았다.

<세계문화답사>는 <사회실천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문명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취지 아래 기획됐다. <대학생나눔문화> 초창기부터 준비했는데, 작년에서야 실행돼, 러시아 몽골. 터키. 인도 각국에 3명씩 총 12명이 보름 정도 직접 답사를 기획해 다녀왔다. 이 외에도 <대학생나눔문화포럼>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대학생나눔문화포럼>은 무엇인가.

▲ <대학생나눔문화>에서 활동중인 우리 학교 이지훈(사회·4)씨. [사진:신진원 기자]
-이지훈 : <대학생나눔문화포럼>은 지난해 9월~11월 박노해 시인, 김동춘 교수, 가수 신해철씨의 강연과 질의 응답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현재 취업일변도, 대학문화의 부재 등 대학사회의 문제점을 짚고 이를 함께 나누자는 목적에서 기획됐다. 학생들은 <새로운 학생운동>의 모범사례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대학생나눔문화>는 언제 모이는가.
- 이지훈 : 주로 토요일에 모임을 갖는다. 오전10시쯤 모여 몸풀기 운동(체조)을 하고 뉴스브리핑을 한 다음, <고전100권읽기>를 통해 한 주 동안 읽은 책에 대해 토론을 한다.

그 후 지성나눔, 행동나눔끼리 모여 회의를 갖고, 전체 회의를 연다. 이렇게 토요일 하루가 다 간다. 공식적인 일정은 이렇지만, 주중에도 자주 모이는 편이다. 화요일은 프리세미나(free ceminar)가 있으며, 프로젝트 팀끼리 목요일, 금요일에도 모인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이지훈 : <세계문화답사>로 터키에 다녀왔다. 터키는 동서양문명이 공존하는 곳이다. 특히 이스탄불의 소피아 성당은 원래 기독교 성당이었으나, 오스만제국의 영향으로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다. 터키에서 한국전쟁에 참가한 용사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아직도 한국민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어 무척 놀랐다.

평소 <고전 100권 읽기>에서 혼자 읽기 힘든 고전을 같이 읽고 생각을 나눔으로써 내 자신이 더 발전하는 것 같아 기쁘다. 기억에 남는 고전으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종의 기원>을 들 수 있는데, 특히 <종의 기원>을 읽으며 역사적으로 오용된 사례도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상훈 : 나는 박신우씨와 함께 인도를 다녀왔다. 인도는 소위 말해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차이나 신흥개발국을 지칭)의 한 나라로 뜨는 국가다. IT강국으로 알려진 인도는 표면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전 인구의 30%이상이 하루에 1달러로 생활할 만큼, 빈부격차가 심하다. 정말 가난하게 살고 있는 그들을 보며 빈부격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 앞으로의 계획은.

▲ <대학생나눔문화>에서 활동중인 고려대 박신우(철학·3)씨. [사진:신진원 기자]
- 박신우 : 여름방학때 농촌현장실천활동, 세계문화답사, 대학생나눔문화 활동을 보고하는 <대학생나눔문화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세상에 '왜?'라는 물음을 갖고, 낮은 곳으로 손발을 뻗는 사랑을 실천하는 그들. 세상에 대해 비판적인 물음을 던지고 그 답을 얻고자 하는 <대학생나눔문화>의 고민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대학생나눔문화 02)734-1977 , www.nan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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