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교수 인터뷰


‘교수님’이라고 하면 으레 돋보기 안경을 쓴 나이 지긋한 어른을 떠올린다. 그런데 만약 30대의 젊은 교수님이라면 어떨까? 고등학교 시절 교생 선생님이 그랬듯 우리와 더 잘 통하지 않을까? 현재 조형대 최연소 교수인 김원섭 교수(산업디자인 전공·35세)를 만나봤다.

-­과학고 출신인데 산업디자인과를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원래 취미 삼아 그림 그리는 것을 즐겼다. 고등학교 때에도 따분할 때면 차량·로봇 디자인을 스케치해보곤 했다. 과학고 2학년 과정을 마치고 카이스트에 입학할 당시 기계과와 산업디자인과를 놓고 고민했다. 좀 더 창조적이라는 생각에 산업디자인을 택했다.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움에 흥미를 느끼며 일을 즐기고 있다. 내게 맞는 길을 잘 찾아 온 것 같다.

-­석사과정을 마친 후 교수로 부임하기까지 공백이 있는데.
대학생 때 이론에만 치우친 교육 과정에 부족함을 느꼈다. 그런 내가 실제 경험없이 교직을 택한다면 내가 가르치는 학생도 똑같이 느낄 것 같았다. 그래서 6년 동안 자동차 회사·디자인 전문회사·웹 디자인 회사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러던 중 기회가 생겨 이화에 오게 됐다.

­-부임한 지 이제 갓 두달이 됐다. 여대라서 어려운 점은 없나.
다수의 여성을 혼자 상대해야 한다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처음엔 눈을 쳐다보고 강의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부임 후 2주 동안은 현기증과 두통에 시달리기까지 했다.(웃음) 지금은 많이 나아진 편이다.

­-나이가 젊은 만큼 학생들과 친하게 지낼 것 같은데.
원래 사람과 친해지는데 오래 걸리는 성격이라 아직은 어색하고 낯설다. 하지만 학생을 대하는 것이 나이 많은 교수님과 대화하는 것 보단 훨씬 편하다. 자주 찾아오는 학생들이 있어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현재 고민이 있다면.
나의 디자인은 엔지니어의 그것에 가깝다. 그러나 여학생들은 주로 인문학적인 디자인을 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그 간극을 몰랐기 때문에 실수가 있었다. 이번 겨울에 부드러운 접근 방식에 대해 중점적으로 고려해 볼 생각이다.

-­부드러운 접근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나는 어떤 일을 해결할 때 사람들이 직접 만나 서로 교감하면서 일을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옳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다가갈 때도 온라인 커뮤니티 보다는 강의실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을 이용할 것이다. 수업 시간을 통해 직접 부딪치고 소통하면서 간극을 좁혀나가고 싶다.

-­교직에 있는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아버지께서 평생 평교사로 헌신하시다 명예롭게 퇴직하셨다. 나도 아버지처럼 끝까지 하는 것이 목표다. 더 나아가서는 내가 가르친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그 학생들에게 좋은 뒷받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곳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팔을 다쳤다. 계속 깁스를 하고 다녀 학생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힘들었다. 지난 두 달 동안 그것이 가장 아쉬웠고, 학생들에게 미안했다. 이제 팔도 많이 나았으니 학생들과 더 친해지고 싶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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