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批判] 사물의 미추(美醜)·선악·장단(長短) 등을 들추어내어 그 가치를 판단하는 일.
비난 [批難]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 나쁘게 말함. 남의 잘못 따위를 꼬집어 나쁘게 말함.

비판과 비난. ‘충고할 수 있는 자가 진정한 친구다’라는 말처럼 친구의 비판은 오히려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정작 자신에게 이러한 ‘비판’이 가해졌을 때,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언젠가부터 남들에게 비판을 가하는 것보다 우회적으로 돌려 말하는 것이 서로 마음을 다치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사실 그것은 남을 위한 것보다는 나를 위한 것이었다. 진실한 충고로 사이가 멀어지느니, 참으며 웃는 낯으로 대하면서 나 자신을 ‘착한 사람’으로 남겨두고 싶었던 탓일 게다.

그러나 학보사에 들어온 후 난 더 이상 이러한 공식에 맞춰 살 수 없었다. 특히 이번 학기부터 학내 사안을 심층적으로 취재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주로 쓰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비판기사를 쓴다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은 아니다. 문제는 바로 매번 학내 사안을 취재하는 탓에 취재원들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지난 호 학보에서 어떤 문제점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가한 후, 그 취재원을 다시 대할 때면 어찌나 민망한지. 물론 그것에 개의치 않고 친절하게 다시 취재에 응해 주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간혹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나를 경계하거나, 쌀쌀맞게 “지난번에 기사가 나쁘게 나가지 않았냐”며 취재를 거절하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면 정말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개인적인 감정으로 기사를 쓰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더 발전할 이화를 위해 공정하게 ‘비판’하는 것이니 진실한 친구의 충고처럼 받아들여달라고.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옛말도 있지 않은가. 비록 현재 이화의 문제점을 짚는 나의 기사가 입에 쓸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분명 병을 낫기 위해 좋은 의도로 처방한 약일 뿐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