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례 / 1996년 / 96분

만화가 지망생에 아웃사이더 기질이 있는 ‘무소속’, 아무런 꿈도 없이 먹고 비디오 보는 것이 전부인 ‘삼겹’,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몰래 미용사의 꿈을 키우는 ‘섬세’. 영화 <세친구>는 학교와 가족, 그리고 군대라는 부조리한 환경 속에서 세 주인공들이 어떻게 상처받고 마모되어가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년도 아닌 어른도 아닌 이들이 꿈과 현실의 모순 사이에서 겪는 좌절과 고통, 사회가 어떻게 이들의 가능성을 박탈하고 사회 밖으로 내모는가를 절제된 카메라의 움직임으로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여자감독이 남자이야기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에 대해 감독은 그저 현재의 한국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른 표현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감독의 이런 생각은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지녔던 아이들이 세월이 흘러 현실적 조건 속에서 캬바레 반주 밴드로 전락하는 과정을 그린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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