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례 / 1987년 / 90분

이미례 감독의 대표작인 <물망초>는 이러한 그녀의 작품 스타일을 잘 보여 준다. 감독은 이 작품을 스스로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고 꼽는데, 부유하고 철없는 남학생과 예쁘고 생활력 있는 여학생 부부의 사랑, 결혼, 죽음이라는 전통적인 소재를 다뤘다. 아직 학생 운동이 활발하던 시기이지만, 영화 속의 대학가에는 암울한 사회적 현실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또한 이 영화는 참신한 소재나 내용 전개가 없이 주인공 대학생들의 젊음과 통속적인 사랑을 보여주는데 치중했다는 점 등에서 감독 작품들의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했다고 평가된다.

감독: 이미례
 
 이미례 감독은 50~70년대에 짧게 활약했던 여성감독들 이후에 한국 영화계가 처음으로 건져낸 여성감독이다. 이 감독은 또한 한국 여성감독 역사상 가장 많은 장편 상업영화를 만들어낸 감독이기도 하다.
 
1984년 <수렁에서 건진 내 딸>로 데뷔한 이래 그녀는 총 6편의 영화를 찍었다. 이 영화들은 모두 젊은이들을 등장시킨 청소년물인데, 당시 유일한 여성감독이라는 것에 대해 특성화하기보다는 일차적으로 흥행을 염두하고 만들어진 상업영화들이었다. 홀로 충무로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여성감독으로서 겪게 되었던 장애들은 이미례 감독으로 하여금 100% 자신의 의지를 반영할 수 없게 하였다. 이러한 점 때문에 그녀는 91년 <사랑은 지금부터 시작이야>를 끝으로 영화에서 손을 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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