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 유학생 페이자(경영 2)씨. [사진:이유영 기자]
‘하루에 5번 메카를 향해 절하라, 라마단 기간에는 단식하라’
대부분 익히 들어봤을 법한 이 말은 이슬람교도라면 반드시 지켜야할 의식이다. 우리 학교에도 이를 지키는 이화인들이 있다. 히잡을 두르고 교정을 활보하는 이국의 여인들이 바로 그들. 주한 이스탄불 문화원에서 만난 페이자 오즈투르크(경영·2)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라고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여느 한국인 못지 않다. 2년 반동안 배웠다는 한국어도 수준급이다. 페이자씨는 “한국어가 터키어처럼 우랄-알타이 어족이기 때문에 어순이 같아 비교적 배우기 쉬웠다”고 겸손히 말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의 매력에 빠져들었다는 페이자씨는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한국 유학을 결심했다. 건국대 어학당을 시작으로 한국에서의 첫 발을 내디딘 지 1년 후, 터키에는 없는 여대에 흥미를 느껴 우리 학교에 지원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자칫 어려울 수 있는 타지 생활을 긍정적 사고방식과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별탈 없이 지낼 수 있었다.

다만 무슬림으로서 하루 5번 메카를 향해 절하는 의식을 행하는 데 다소 제약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오전5시30분부터 2~3시간 간격으로 절을 해야하기 때문에 항상 종이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때가 되면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다닌다는 것이다.

그러나 ‘히잡 여인’ 페이자씨 역시 과제가 있을 때는 도서관에서, 공강 시간에는 학생문화관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등 학교 생활은 일반 이화인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게다가 이화인들의 단골 인기 메뉴인 참치김밥은 그에게도 선호도 제 1의 메뉴란다. 특별히 참치김밥을 선호하는 이유를 물으니 “무슬림이라 돼지고기류는 먹지 못할 뿐더러 참치김밥이 제일 맛있기도 하다”는 웃음섞인 답변이 돌아왔다.

현재 페이자씨는 주한 이스탄불 문화원에서 터키어 강의 등 자원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문화원을 방문하는 이들을 언제나 ‘호쉬겔디니스(환영)’하겠다는 그에게서 터키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