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사안에 대한 입장차가 갈등의 근본 원인

▲ 중앙운영위원회의 자보. [사진:신진원 기자]
개강을 전후로 등록금 간담회를 두고 일어났던 총학생회(총학)-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내부 갈등이 또다시 표면화됐다.

간호대·공대·경영대·동아리연합회·법대·사범대·사회대·음대·체대(9개 단위)는 3월28일(월) ‘내게 거짓말을 해봐’라는 제목으로 총학이 학생들에게 배포한 리플렛에 대해 반박하는 자보를 학내 곳곳에 게재했다. 총학은 개강 후 선전전·교실 스피치 등을 통해 등록금 간담회 결과를 담은 리플렛을 배포한 바 있었다.

9개 단위는 자보를 통해 ▷이번 등록금 간담회는 ‘최초의 등록금 간담회’가 아닌 ‘최초로 총학생회장이 등록금 인상률에 합의’한 것 ▷‘합의하자는 의견이 과반수가 넘었다’는 말은 자신들을 정당화려는 것 ▷올해 등록금 인상률 5.5%는 10년 간 최소 인상률이지만 실제 인상액은 예년에 비해 더 크다는 점 ▷등록금과 복지는 함께 해결돼야 하는 문제며 장학금을 확충으로 등록금 문제를 포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총학은 ‘최초의 등록금 간담회’란 ‘책정과정부터 함께한 최초의 간담회’라

▲ 총학생회의 자보. [사진:신진원 기자]
는 뜻이었다고 밝혔다. 과반수 이상의 단대합의에 대해서도 “공대의 입장이 불분명해 착각했다”며 이후 정정자보를 게재했다고 답했다. 총학생회장의 단독 결정의 경우 “이미 이화인에게 설명한 부분을 계속 지적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총학은 리플렛을 통해 ‘간담회 전 중운위에서 인상률에 연연하기 보다 등록금 액수 만큼의 혜택을 누릴 것을 주장한 단위가 6곳이었다’며 인상률 합의가 단독으로 이뤄진 것이 아님을 설명한 바 있다.

인상액에 대해서도 고유미 정책국장은 “버스요금과 같은 액수로 따져야 할 사항이 있는 반면 등록금은 물가인상률 같이 전체적인 비율로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또 학교에서 약속했던 신입생 등록금 1% 돌려받기·학교 재정 안내 책자 발간 등을 꾸준히 학교에 요구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단순한 등록금 문제가 아닌, 이제까지 중운위 내에서 계속됐던 갈등이 가시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갈등의 근본 원인은 학내 사안에 대한 입장차다. 김세희 총학생회장은 “처음부터 운동권과의 갈등을 예상했었다”며 “그들은 학내운동권인 우리와 등록금 문제 등 다양한 사안에서 기본적인 입장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경영대 홍노을 학생회장도 “총학과 각 단대들이 서로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 이 같은 의견차가 발생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중운위 내 원활한 의견소통을 어렵게 한다. 실제로 강선희 부총학생회장은 “중운위 내에서는 활발한 논의보다는 총학에 대한 비판만 이어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지연 동연회장은 “총학이 선거를 통해 뽑혔다는 것에 집착해 9개 단위 대표의 의견을 일반 이화인 9명의 의견으로 여긴다”며 “이렇게 되면 학생-총학을 잇는 다리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공대 이지연 공동대표도 “어떤 사안에 대해 총학과 다른 의견을 요구할 경우 당시는 의견을 수렴하는 듯 하지만 행사 당일 중운위에 통보없이 그들의 의사에 따라 일을 추진한 경우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중운위 내 갈등에 대해 많은 이화인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재랑(제약·4)씨는 “서로 삐걱대는 것이 좋아보이지 않는다”며 “등록금 3∼4만원 인하하는 것보다 현실적인 복지사안 등에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송수현(정외·2)씨는 “많은 단대가 총학과 의견을 달리하는 것을 보니 총학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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