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정보학과 학생회장
신재정(문정·3)씨

사람들과 첫 만남을 가질 때 흔히 물어보는 것들이 있다. “무엇을 좋아하세요?”·“여가시간엔 무엇을 하세요?” 등과 같은 질문 말이다.

나는 이러한 질문 중 학교 사람들을 만났을 때 꼭 물어보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도서관에 자주 가세요?”라는 것이다.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과제나 시험기간이 아니면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하곤 한다.

나는 그런 대답을 들을 때마다 그 이유를 다시 물어 본다. 그러면 그들에게서 도서관이 너무 낡았다거나 위치가 불편하다는 이유를 듣게 된다. 나는 “네…”라는 대답을 하면서 마음속으로 도서관에 갔을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모르는 그들이 안타깝다고 느낀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이 1984년 국내 최초로 대학도서관 전용 건물이며 전면 개가제 방식(서가를 모두 개방하는 방식)으로 지어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우리 학교 도서관은 1988년 대학 도서관 최초로 전산화를 시작했다.

다만 그들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가기 힘든 언덕에 지어진 낡은 도서관 밖에 보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치열하다 못해 비장감마저 느껴지는 시험기간에만 도서관에 간다거나 도서관에서 과제를 위해 몇 페이지 참고할 책만을 뒤적여본 이들에게 몇 가지를 권하고자 한다.
할일 없는 공강시간에 한번 4층이나 5층의 어느 서가 뒤편 창가 옆 책상에 앉아있는 것이다. 도서관의 책 냄새와 고요함을 음미하다보면 머리끝까지 화가 났던 마음이라도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음에 드는 책을 보다가 잠이 오면 붉은 소파에 잠시 기대어 낮잠을 청해 보기도 하고, 숙제가 있다면 참고실 사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시청각실에 가서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게다가 졸업 후면 이용료가 비싸 엄두도 못 낼 데이터베이스도 도서관에서는 이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1시간 정도 있다보면 ‘아! 이것이 대학생의 생활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대학이라는 상아탑에, 그것도 그 핵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에 뿌듯해질 것이다. 이 시간 동안 얼마나 수준있는 책을 몇 권이나 읽었는지 상관없이 말이다.

마지막으로 도서관 창밖을 통해 석양이 지는 이화 교정을 바라볼 때 느끼는 낭만을 이화인들도 알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글을 마친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