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 출신 영화감독을 기다립니다"
"이화 출신 영화감독을 기다립니다"
  • 이지상 기자
  • 승인 200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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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코리아픽쳐스 사원 고미희(사생·01년 졸)씨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꽃미남들과 함께 일해요”라고 재치있게 말하는 고미희(사생·01년 졸)씨. 그는 영화투자배급사인 (주)코리아픽쳐스에서 일하고 있다. 연예인들과 늘 가까이하는 생활 덕분에 화려할 것이라는 추측과 달리, 티셔츠와 면바지의 편안한 차림이던 그를 만났다.

그는 회사에서 투자할 영화가 결정되면 영화의 예산·제작 관리 등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그는 “제작부터 홍보활동까지 연예인들과 항상 함께 있다보니 어떤 경우에는 그들의 보디가드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학시절부터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어린신부·신부수업·로스트메모리즈 등 유명한 영화를 제작하는데 일조하고 있었다. 자신이 참여한 영화 중에는 ‘장화·홍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지금의 일을 하기까지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그는 사범대 출신으로 정석대로라면 지금쯤 교사가 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교생 실습 후 자신이 교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그 때 부모님의 격려와 지원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 전공과 다른 꿈을 실현시킨다는 것이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고미희씨는 자신의 대학 생활을 ‘성실하진 않았지만 열정적이던 시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방학 때마다 참여했던 농촌봉사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학생회·풍물패 동아리 활동을 비롯해 축제 때는 축구팀 주장을 맡기도 했다. 그 중에서 무엇보다도 지금의 그를 있게한 것은 영화 제작 동아리 '누에' 활동이었다. 이 때의 경험은 평소에 관심이 많던 영화 제작을 직업으로 삼도록 해준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는 영화 제작을 꿈꾸는 이화인들을 매우 반겼다. “이화 출신의 영화감독은 매우 드물다”며 “제작·홍보 분야가 아닌 감독분야에서도 많은 이화인들이 빛을 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 직업인만큼 단단히 각오를 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현재 이명세 감독, 안성기·하지원 주연의 영화 ‘형사’의 제작을 맡고 있다.  "당분간은 이 영화에 몰두할 것"이라는 그의 각오 속에 한국 영화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느껴진다.